산후조리원 입소 일주일차. 일주일이 피란만장하게 지나갔다.
열과 목감기로 오래 고생하는 첫째의 배웅을 받으며 출산하러 왔는데 삼일 전부터는 둘째도 열이 난다더니 결국 둘 다 독감으로 입원을 했다. 신랑도 열이 나고 감기 증상이 있어 친정엄마가 아이들의 보호자로 가주셨다. 스무 살 때부터 온 친척들이 아플 때마다 병수발을 하셨던 엄마에게 손녀들 수발까지 맡기려니 염치가 없다. 태어나 처음 입원하는 아이들에 대한 걱정과 엄마에 대한 미안함으로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서일까. 내 몸도 무겁고 온몸이 두들겨 맞은 거 같다.
몸도 얼굴도 안 좋아 보이는 나에게 모두 잘 쉬라고 하지만 놓을 수 없는 한 가지는 모유수유이다. 출산휴가 기간 동안이라도 젖을 먹이려면 지금 아이와 합을 맞춰야 한다.
첫째 때는 젖이 많이 안 나오는데 아이가 분유를 거부해서 억지로 일 년을 육아휴직하고 모유로 버텼다. 둘째는 모유수유 고집하지 말자 싶어 석 달 동안 되는 대로 먹이고 바로 복직을 했다.
6년 만에 다시 신생아를 안고 보니 옛날에 어떻게 수유를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래도 세 번째라 그런지 옛날보다는 덜 아등바등거리게 된다. 조급해하지 말고 젖을 물리다 보면 늘겠지.. 안 늘면 분유로 보충하지 뭐.. 내가 살짝 먹어봐도 달달하니 분유가 더 맛있네.. 이렇게 생각하며 수유콜이 올 때마다 꾸준히 가고 있다.
수유시간에는 <소가 된 게으름뱅이>라는 옛날이야기가 떠오른다.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가 부러웠던 게으름뱅이 아이가 소의 탈을 쓰고 소가 된 뒤 농부에게 팔려가 하루 종일 채찍질을 당하며 밭을 갈면서 후회한다는 이야기다.
두세 시간에 한번 수유실에 가면 오후에 많을 때는 앉을자리가 없을 정도로 산모들이 꽉 차 있는데 모유 공장 같다. 새벽 5-6시에는 나 혼자 수유를 하기도 하는데 이 때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 무엇보다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 젖을 물고 있던 대추가 이따금 눈을 뜨는데 그 공허한 눈빛에서 '이거 때려치워? 말어?'라는 메시지가 읽힌다.
수유가 서툴러 젖꼭지에 상처가 나서 쓰라려도 아이가 젖을 빠는 만큼 젖이 나오니 아파도 눈을 질끈 감고 참는다. 이때는 아기가 꼭 채찍을 든 농부 같다.
그래도 옛이야기와 다른 점은 밭을 갈며 후회하는 아이와 달리 엄마는 젖을 주며 아기와 점점 더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다.
남은 조리원 일주일.. 젖소가 된 게으름뱅이, 아니 엄마는 대추의 채찍질을 받으며 모유공장을 열심히 돌리고 그 사이 대추 누나들은 건강하게 퇴원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