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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 키득 Mar 12. 2023

뭐먹을래? 4화: 피자

쇠빨대와 집순이의 어쩌다보니 맛기행




1. 집순이 

피자를 먹기로 했다. 사실 일 끝나고, 시장 조사 겸 어디를 좀 가야 했다. 원래는 혼자 가려고 했는데 겸사겸사 동생이랑 같이 가기로 했다. 동생에게는 ‘밥이나 먹자’라는 말만 하긴 했지만. 사실 피자는 맛있는 음식이고, 실패할 확률이 적지 않은 가. 그래서 좋아하는 편이다. 어디서 먹든 중타 이상은 하니까. 


이상하게 일정이 있는 날이면 일이 더 몰린다. 그래서 동생이 올때까지 잔업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출발했다. 맛있는 피자를 먹으며 나는 힐링하리! 기대감이 차 있었다. 사실 지금와서 하는 말이지만 피자보다 비둘기가 더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간 곳은 명동의 한 피자집이었다. 처음 가보는 곳이었고, 명동도 오랜만이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휩쓸고 간 뒤 사람들은 점차 일상을 되찾아 간 듯했다. 명동에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 많은 곳이 너무~ 너무~ 싫었는데 명동이 딱 그랬다. 사람 많고, 북적이고…무엇보다 비둘기들이 너무 많았다. 길거리 상점들에서 랍스타, 닭꼬치 등등 별의 별 음식들을 파니까 그 쪼가리들을 주어 먹으며 다른 동네 비둘기들보다 건강하게 자란 듯싶었다. 거대해진 비둘기들은 사람 무서운 줄 모르고, 하강했다. 거짓말 안하고, 닭 만한 비둘기도 있었다. 나는 평소 비둘기가 있으면 피해가고, 인도를 내주고 내가 차도로 갈 정도로 무서워한다. 명동에서 피자집으로 가는 내내 거대한 비둘기들의 모습은 내 머리 속에서 이렇게 재생됐다. 닭 꼬치를 사 먹는 사람에게 달려들어 사람을 두 발로 밀치고 닭 꼬치를 약탈해가는 비둘기의 모습. 아비규환으로 사람들은 비둘기의 습격을 피하려고 전속적으로 달리고, 온 거리에 비명이 난사 하는..


아무튼 피자집에 도착하자 기진맥진했다. 비둘기가 내 기력을 빨아먹은 듯했다. 앉자 마자 후딱 메뉴를 정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피자와 파스타가 나왔다. 해산물 피자와 로제 파스타였다. 파스타부터 한 입하니 맛있었다. 하지만 피자는 시큼했다. 처음에는 ‘해산물이 상했나?’ 싶었지만 상한 맛은 아니고, 시큼했다. 신 것을 좋아하지 않는 터라 좀 별로 였다. 하지만 선입견일 수도 있지 않은 가? 계속 먹다 보면 맛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피자는 끝까지 시큼했다. 파스타는 평범했고, 피자는 끝까지 시큼했다. 


사이다로 입가심을 하고, 나가기 전 나는 재료를 다시 살펴봤다. 해산물 피자에는 크림치즈소스가 들어갔다. 나는 동생에게 물었다. ‘크림 소스가 원래 신가?’ 사워 크림이 들어간 줄 알았는데 생각 외로 크림 치즈가 신가 보다. 동생은 ‘구우면서 시어진 것 아닐까?’ 였나 답했던 것 같다. 그렇게 신 피자를 먹고 나오니 역시 집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오는 길에 동생하고 집 근처 맛집들을 떠올렸다. ‘쭈꾸미 집도 맛있었지’, ‘칼국수집도 맛있었어’ 등등 대화가 오가니 생각보다 우리만의 맛집이 많이 있구나 싶었다. 다음에는 그 맛집으로 한번 가봐야겠다. 


음식이 별로여도, 음식이 맛있어도 분명한 건 쌓이는 음식만큼 추억도 쌓인다는 것이다. 나중에 이 피자집을 떠올리면 신 피자에 대한 추억이 떠올릴 것 같다. 맛있어도, 맛없어도 추억이다!




2. 쇠빨대

그놈의 떡볶이는 그냥 나 혼자 만들어 먹었고, 사실 떡볶이보단 더 좋아하는 음식이 하나 있다. 바로 피자다. 치킨보다 먼저 가격을 올려서 생각보단 가격대가 올라서 양에 비하면 비싼 감이 없지 않아 있는 이 음식은 집에서 시켜먹으면 양이 너무 아쉬운 음식 중 하나다. 우리 집 사람들에게 배달음식을 시켜서 같이 먹는 경우가 많아져서 다들 먹는 양이 조금씩 늘어났는데 그러다 보니 라지 한판으로 아쉬운 느낌이 있다. 그래서 한 번도 질린 적이 없는 파스타도 같이 먹곤 한다. 

그러다가 누나가 취업을 한 회사가 궁금하단 식으로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누나가…


 “그럼 나 퇴근시간 맞춰서 나와, 밥이나 먹자.”
 “그럼 누나 회사도 구경 가능해?” 
 “음, 사장님 없으면? 와도 될 듯.”

라는 식의 대화를 한 적도 있었다. 그 대화의 연장선으로

 
 “그럼 금요일에 나 퇴근시간 맞춰서 나와 밥 사 줄게”
 
 

라는 식의 말이 나왔고 회사 주소를 받고 시간을 정한 후에 밥을 얻어먹기로 했다. 메뉴는 의외로 누나 입에서 먼저 나왔다. 회사 근처에 피자집이 되게 크고, 메뉴도 맛있어 보여서 가보고 싶다는 식으로. 나는 음식점을 검색할 때 보는 것이 몇 개 있다. 첫 번째는 메뉴판이다. 이름만 들어도 땡기는 음식이 있는가 하고 찾아보게 된다. 두 번째는 음식 사진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여기가 어떻게 맛있어 보이는 플레이팅을 하는지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가게 내부 사진이다. 분위기를 보면 여기는 어떤 손님을 타켓으로 장사를 하는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귀찮아서 마지막을 깜빡했다. 


약속 날 당일 누나 회사를 아주 간략히 둘러보고 이렇구나 하고 누나랑 회사에서 나왔다. 음식이 중요하니 음식얘기나 하면서 기대감을 이야기하며 버스를 타고 조금 더 나아가서 음식점으로 갔다. 사람들이 많은 번화가에 있는 피자집으로 인테리어 분위기를 보아하니 ‘여기 커플들 되게 많겠구나’ 했다. 실제로 이런 곳에 가면 긴장을 하는 건지 집에서 먹는 양에 비해 반 토막 나는 것 같다. 누나가 사 주는 거니 원래라면 피자 한판에 파스타 하나 샐러드처럼 간단한 거 하나 시켰을 것 같은데 그냥 피자한판 파스타 하나 시켜서 먹게 되었다.


사실 음식을 맛 볼 때 실망을 좀 했다. 피자는 위에 해물과 크림치즈가 들어간 피자고 파스타는 로제를 섞은 것 같은데 맛이 조금 밋밋했다. 누나의 죽보다는 괜찮았지만 우리 동네에 입맛에 길들여진 건지 너무 밋밋한 맛이었다. 거기다가 가격 자체가 비싼 상권이라 비싸게 받을 수 밖에 없는데 너무 비싸서 아쉬웠다. 동네에서 중간 정도 하는 음식집 두 번 정도 시켜먹거나 내가 좋아하는 음식 네 번 정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금액이 나와서 시간과 돈이 아쉬웠다. 그러나 누나랑 얘기 한 것들이 도움이 많이 되어서 나중에 도움이 될 듯하다. 


실망감은 무척 크지만 음식점을 말하기도 싫고, 맛에 대해 여러 가지 늘어 놓기에는 너무 별로라서 생각을 하기 싫어서 좀 짧게 글을 마치려고 한다. 그래서 다음에는 피자 시켜먹든가 하자 여긴 잘 못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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