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가 귀찮다.. ㅎ
우리는 사실 얼마전부터 내집마련을 위해
여러모로 많이 알아보기 시작했고,
우리에게 맞는 공고에 지원해서 청약에 당첨되었다.
청약 당첨 이후 여러가지 서류들을 준비하며
숭이랑 나는 진짜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은 비슷한데, 방향이 다르다.
도덕적인 가치관이나 배려심, 서로를 위해주는 진심은 닮았지만
성격 자체는 완전히 다르다.
숭이는 계획형 외향형이고,
나는 내향형 직관형이다.
그래서 내가 앞장서서 길을 헤쳐 나가면
숭이는 내가 흘린 것들을 주워 담고, 뒤를 살펴준다.
가끔은 숭이가 이해가 안 될 때도 많다.
너무 다방면으로 생각하고, 플랜 B, C… 심지어 D까지 만들어놓는다.
내가 보기엔 너무 에너지 낭비 같지만,
그게 숭이에겐 자연스러운 방식인 것 같다.
그리고 진짜 꼼꼼하다. 모델하우스, 관련 기관들에 문의 전화도 정말 많이 한다.
옆에서 보면 대단하면서도, 솔직히 조금 피곤하다 ㅎㅎ
내가 못하는 걸 숭이는 정말 잘한다.
어제 부동산 전문가한테 전화하는 걸 봤는데,
그분이 “이렇게 오래 물어보시는 분은 처음이에요, 더 물어보셔도 돼요” 하셨다.
어딜 가나 “남편분 진짜 꼼꼼하시네요”라는 말을 듣는다.
돌이켜보면 결혼 준비도 거의 숭이가 다 했다.
나는 방향만 잡고, 숭이가 다 알아봐주고 정리했다.
그래서 그런가,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신기하게 본다.
나는 모르면 부딪혀보면서 배우는 사람이고,
숭이는 모르면 불안해서 어떻게든 사전에 다 알아봐야 마음이 놓인다.
숭이는 내가 직관적으로 방향을 잡는 걸 보면 신기하다고 한다.
“그건 진짜 중요한 능력이야”라고 하면서.
청약공고가 떴을 때 느낌이 오는 걸 보면
“이거 하자” 했던 것도 결국 당첨됐다.
재테크나 투자 방향도 내가 제안하면,
숭이는 서류 준비, 대출, 신청 이런 세부 과정을 완벽하게 챙긴다.
그건 내가 제일 약한 부분이라 항상 고맙다.
숭이는 내 그런 ‘느낌과 흐름’을 멋있다고 하고,
나는 뒤를 꼼꼼히 챙겨주는 숭이가 든든하다.
가끔은 우리 성별이 바뀐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실패가 두렵지 않고,
‘어차피 어떻게든 해결책은 있다’고 믿는 쪽이고,
숭이는 여러 방법을 비교해보고 그 안에서 최선을 찾는 사람이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생각의 방향은 달라도 결국 나오는 결과가 비슷한 걸 보면
우리는 잘 통한다는게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요즘 의식적으로 계속 생각한다.
‘내가 정답이라는 생각을 버리자.
숭이는 나랑 다른 사람이고,
그의 방식이 그에게 더 도움이 된다는 걸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