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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라리 Jan 17. 2022

끝은 시작으로 가는 문이다

하나의 모임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며 쓰는 회고 글

2021년 10월

나의 성장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고 있을 때, '글을 써야겠다'라는 결심을 했다.

기록하지 않으면 결국 휘발이 되기 마련이라고,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해왔고, 무엇을 하고 있고, 무엇을 하려고 하는 지' 주기적으로 적어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때마침, 비슷한 직무의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글쓰기 챌린지를 하는 모임의 오너를 맡게 되었다. 사람들을 모으려 기획을 하고, 홍보를 하면서 어찌저찌 챌린지가 시작되었다. 8주동안 한 주에 하나씩 글을 적어 인증하는 모임이었는데, 정말 귀한 분들이 많이 와주셔서 기뻤다. 서로 작가님이라고 칭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독자가 되어서 응원하는 분위기가 훈훈했다. 그리고 많은 작가님들이 탄생했다.


사실 시작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그저 사람을 모아서 시작하면 되는줄 알았으나 생각보다 챙겨야할 것들이 많았고, 예정했던 일들에는 변수가 많아 많은 것을 놓치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동기부여하고 끌어간다는 것이 쉽지가 않았고, 가장 큰 문제는 이 모든 것이 합쳐져 내가 버거워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누군가 보기엔 티가 나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아쉬운 점 투성이인 점들이 많았다. 더 잘하고 더 잘해주고 싶었으나, 잘해낼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치만, 우선 그건 내 사정이니까. 일단 현재 닥친 문제는 해결해야지'라는 생각으로 함께 모임을 이끌어줄 멤버들을 구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작가님들과 글을 위해 고민해주시고 연락해주신 분들께 함께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드렸다. 한 분도 거절하신 분이 없고 다들 흔쾌히 하겠다고 말해주셨다. 이 분들과 이 모임에 참여해준 멤버들 덕분에 내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하나씩 해결했던 것 같다. 글을 쓰기 힘든 분들을 위해 템플릿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더 동기부여를 하려고 노력했다. 멤버분들이 1~2주동안 올라온 글들을 읽으시고 '베스트도전'글들을 선정해주셔서, 이 글들을 세상 밖에 열심히 실어나를 수 있었다. 하나의 글도 읽기 어려운데, 이 모임을 위해서 '모든 글'을 꼼꼼하게 읽고 작가님들의 글을 응원해주셨다. 나의 템플릿도 대단할 것이 없는 질문들로 이루어져있지만, 멤버분들이 나보다도 더 잘 활용해주셨다. 특히, 이 모임을 하길 잘했다는 문구는 마음에 새겨졌던 것 같다.


이렇게 점점 한 주, 한 주 올라오는 글들과 작가님들의 메시지를 보니 모임과 글에 대한 애정이 더 커졌다. 그리고 동시에 커지는 애정과 비례하게 아쉬움과 미안함이 커졌던 것 같다. '내가 조금만 더 잘했으면, 이 분들이 더 잘하셨을텐데, 이 글들이 더 빛을 봤을텐데..'라고, 이 모임을 떠올릴 때마다 되뇌었다.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을 , 누군가 나에게 말해주었고 내가 누군가에게 자주 말했던 문장이 있다.


"좋은 글은 퇴고를 많이 한 글이다. 빠르게 초안을 적어보고 많이 퇴고를 해서 좋은 글을 만들면 된다."


한창 고민을 많이 할 때 이 문장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 모임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아쉬움이 너무 커서, 더 좋은 모임을 만들고 싶어서 한 번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안을 적어봤으니, 이제 퇴고를 해보자


8주라는 시간동안, 이 모임은 나에게 하나의 글이 되어버렸다. 70명의 멤버들과 함께 다같이 적은 이 초안을 마무리하고, 이제 퇴고를 할 시기다. 글의 개선점을 찾아보고, 조금 다듬어본 후에 다시 발행해야겠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시작한 이 모임이, 새해를 맞으면서 마무리를 했다. 끝으로 시작해서, 시작으로 끝이 난 것이다. 이 모임의 끝이 다시 새로운 시작이 되리라 믿으면서 열심히 준비해보려고 한다.


끝은 새로운 시작으로 가는 문이니까!



p.s : 제가 참여했던 글쓰기 모임은 '힙한 서비스들의 모임'이라는 커뮤니티에서 시작한 콘텐츠 챌린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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