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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 Jun 20. 2024

겨울방학 어떻게 보낼까?

늦어도 1월 10일경이 되면 전국의 모든 초 중 고등학교가 겨울방학에 들어간다. 요즘은 봄방학을 없애고 새 학년까지 겨울방학을 길게 갖는 것이 일반적 추세이다. 그렇지만 긴 겨울방학이 마냥 좋기 보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 한편으로 조금 불안하다. 최근 스쿨잼에서 실시한 [소소마켓 설문: 초중학교 봄방학 유지해야 할까? 찬성 VS 반대]결과를 보면 그 마음이 잘 반영되어 있다.

설문 결과 봄방학 유지를 찬성하는 비율이 62.2%로, 반대 36.5%보다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찬성과 반대의 이유가 같다는 것이다. 

출처 : 스쿨잼 [소소마켓 결과] 초·중학교 봄방학 유지해야 할까? 찬성 vs 반대 ①

봄방학을 찬성하는 이유도 겨울방학이 너무 길어지면 아이들의 생활습관이 무너지고 학습공백이 크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봄방학을 반대하는 이유도 겨울방학 동안 잡아 놓은 학습리듬이 잠깐의 개학(1-2주)을 통해 깨지는 것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먼저

겨울방학은 대략 6-8주, 긴 시간 같지만 막상 방학이 시작되면 금세 지나간다. 명절연휴, 가족여행 등으로 소비되는 시간들을 제외하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도 않다. 따라서 방학 전 미리 아이와 방학생활 계획을 작성하고 방학 첫 날부터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꼭 해야 하는 필수활동을 중심으로 루틴을 만들면 ‘힘들다 하기 싫다’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장점이 있어 효율적이다. 서로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아이가 불평이나 불만을 토로할 수 없도록 부모도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없이 좋다. 이전 글에서 ‘습관형성’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은 87일이지만, 습관이 무너지는데 걸리는 기간은 이미 경험해 보았겠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따라서 방학 때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은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출처: freepik

복습과 예습에 대한 조언

초등 저학년 시기에는 아이가 큰 문제없이 학교공부를 따라가고 있다면 방학 때 굳이 복습과 예습용 문제집을 잔뜩 사서 푸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그 시간에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훨씬 좋다. 그런데 고학년이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수학의 경우 학기중에도 아이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 수시로 체크하고 지도해야 학습결손이 누적되지 않는다. 수학은 꼭 복습이 필요하다. 모든 내용을 복습하는 것은 시간 활용면에서 비효율적이고, 아이가 어려워했던 단원위주로 다시 점검하면 된다. 

초등시기 아이들에게 수학학습에 대한 고비는 두 번 온다. 바로 분수와 소수가 처음 도입되는 3학년과 분수와 소수의 개념이 확장되는 5학년이다. 경험상 아이들은 분수를 처음 배울 때, 배수와 약수, 약분과 통분을 처음 배울 때 가장 어려워하고 문제에 적응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따라서 충분한 반복 학습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학교수업은 각 과목당 수업 시수라는 것이 있고, 학기와 학년별로 마쳐야 할 학습내용이 있어 마냥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방학을 이용해 미리 예습을 해 두면 아이가 어려워하는 단원에서 충분히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출처: freepik

아이가 어렵고 힘들어하는 과목과 단원을 파악하여 가정에서 미리 부모와 함께 가볍게 훑어보는 것은 선행학습의 차원이 아니라 아이의 학습 자신감 차원에서 접근하면 좋겠다. 따라서 완벽한 선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학교수업에서 자신감을 가지도록 미리 안내 정도만 해도 괜찮다. 다시 강조하지만 아이들은 자신감이 있을 때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방학생활루틴 만들기

아이가 초등 고학년 정도 된다면  국어, 영어, 수학 중심으로 매일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 수 있는 학습 루틴을 만들어 주고, 하루의 시작 혹은 마무리 단계에 운동을 넣어 건강과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는 습관도 만들수 있도록 하면 좋다. 

초등 저학년은 운동을 기본으로 독서와 영어 듣기 노출을 강조하고 싶다.  각 활동별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국어공부(독서)

초등시기 국어는 문제집을 풀며 학습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다양한 책들을 많이 읽게 하는 것이 더 좋다. 중학교만 가도 방학에 책 읽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다양한 책을 많이 읽도록 독려하되, 초등 고학년이 되면 아이의 현재수준보다 조금 높지만 도전해 볼 만한 책을 추천하여 독서레벨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때 글의 수준뿐 아니라 책의 두께도 높일 수 있도록 안내하면 좋다. 추천 필독서가 너무 많으면 아이가 부담을 느껴 흥미를 잃을 수 있으니, 일주일에 대략 한 권(겨울방학 동안 5-7권)정도가 적당하다.

책읽기를 정말 싫어하는 아이는 독해력 문제집을 푸는 것도 나쁘지 않다. 서점에 가면 출판사별로 각 학년수준에 맞는 독해문제집이 정말 많다. 독해문제집의 다양한 지문들은 아이의 배경지식을 높여줄 뿐 아니라,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지문의 내용파악은 물론 요약, 추론, 의미파악 등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독해능력이 올라간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을 잘 살펴보면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몰라서 인 경우도 있다. 따라서 역으로 독해문제집을 통해 아이의 독해능력을 훈련시켜주면 책 읽기가 편해지기 때문에 서서히 책에 재미를 붙이기도 한다.

출처: freepik

영어공부

초등영어는 양도 적고 쉽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아이의 영어실력은 초등수준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유창한 의사소통 능력과 시험(수능영어)도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며, 학기 중 시간이 없어 충분히 할 수 없었던 듣기와 읽기를 통해 인풋(IN-PUT)의 양을 절대적으로 늘려 놓아야 나중에 아웃풋(OUT-PUT)이 된다.

실제 첫째 아이를 지도했던 영어학습 방법을 예를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2학년엔 디즈니 애니메이션 위주로 학기 중에도 하루 한 편 보게 하였고, 3-4학년엔 그동안 보아온 애니메이션을 쉐도잉(Shadowing)하며 외우도록 하였다. 이 과정에서 같은 영화를 적어도 20번 이상 보게 되니 마지막엔 영화를 보며 대사를 함께 따라하는 정도가 되었다. 4학년 겨울방학부터는 교재로 영어독해를 시작하였고, 리더스 북과 챕터북을 틈틈이 읽도록 하면서 본격적으로 읽기를 통한 인풋(IN-PUT)을 시작하여 현재 고등학교 수준의 리딩교재를 통해 이어가고 있다. 이제 6학년이 될 첫째 아이는 외국인과 다양한 주제로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고, 자막없이 영화를 보며, 소설가가 꿈이 아이는 초보적이긴 하지만 영어로 소설을 쓰고 있다. 모두 5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학습 루틴을 지킨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수학공부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아이가 어려워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단원은 반드시 복습을 통해 다시 점검해야 한다. 또한 ‘분수’, ‘도형’, ‘비와 비율’ 관련 단원은 중등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내용들이기 때문에 꼭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각 단원에 특화된 문제집도 많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좋다. 내용도 많지 않아 아이들에게 부담도 적다. 

방학을 이용해 아이의 현재 수준보다 조금 높은 심화문제를 한 두 페이지 매일 꾸준히 풀어보게 하는 것도 매우 좋다. 학기중에는 시간이 없어 하지 못했던 심화문제를 풀어보면서 문제 유형에 대한 연습도 될 수 있지만, 어려운 문제를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해결하기 위해 궁리하는 과정을 통해 사고력이 향상된다.

운동

독서습관 이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운동습관이다. 아이의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운동습관을 잘 형성시켜 주는 것이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하고, 매일 운동하는 습관이 결국 다른 일도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으로 연결된다. 또한 나중에 결국 체력이 실력이 되는 시기가 온다. 최상의 컨디션 일 때 공부도 효과가 더 좋다. 아이가 즐겨하는 운동이 있으면 더 좋고, 아니면 줄넘기라도 매일 매일 꼭 하도록 습관을 들이라고 조언하고 싶다.







아이들을 격려할 일상적이지만 특별한 보상

방학에 아이들은 특별한 일을 기대한다. 시간을 내 가족여행을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시간과 여건이 되지 않는 경우 우리 가족만의 이벤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면 일과를 마친 아이들과 만화카페 가서 만화보며 라면먹기, 영화 보러 가기, 주변의 예쁜 카페에 가서 책읽기도 좋다. 우리 아이들의 경우 일찍 일어나 공부를 마치고, 뷔페에 가서 아침을 먹으며 여행 기분을 내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이런 방법들의 큰 장점을 루틴을 깨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가족이 함께 하는 일상의 소중함과 가치를 가르쳐주는 방법이기도 하다. 





출처: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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