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uttoo Mar 27. 2022

그렇게 한국의 비건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

세상을 바꾸고 싶은 비건에게

여러분은 한국에서 비건으로 살만 한가요? 혹은 세상을 원망하고 자신을 미워하고 있나요?


저는 처음에 비건을 시작했을 때 정말 많이 자책했어요. 완벽하게 동물성 식품을 모두 끊어내지 못하는 제 자신을 혹독하게 다그쳤어요. 그리고 우울증이 왔어요. 세상에는 정말 큰 문제가 있는데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에 무력감을 느꼈어요. 내 주위에서는 마음대로 환경을 파괴하는 사람들 투성이고, 나 혼자만 노력하는 것 같은 느낌이 저를 정말 외롭게 했어요.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라는 마음을 갖고 조금씩 움직이니까 세상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일단 제가 긍정적인 모습으로 바뀌었어요. 비건이 아니었을 때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세상을 조금 더 넓은 시야로 보게 되었어요. 그렇게 제가 바뀌니까 주변 사람들도 바뀌기 시작했어요. 비건이 된 나를 부정하던 가족도, 삶에서 고기를 먹는 낙을 누리지 못해서 제가 불쌍하다던 친구도 이제는 저를 존중하기 시작했어요. 제 세상이 달라진 거죠.


지금 저는 블로그에 매주 논비건 외국인 친구와 비건 요리를 만드는 에피소드를 포스팅하고 있어요. 브런치에는 제주에서 비건으로 사는 법이라는 매거진을 꾸준히 연재했었고요. 유튜브에 비건 관련 영상을 올리기도 하고, 비건 동화책을 쓰고 있기도 해요. 제가 이렇게 비건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방식으로 기록하는 이유는 비건들이 절망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에요. 저는 매번 인터넷에 비건을 검색할 때마다 내가 원하는 답변을 찾지 못해서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렇게 제 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비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결국에 우리가 비건이 되기로 결심하는 이유는 우리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예요. 물론 탄소 중립을 위해서, 동물의 권리를 위해서, 나의 건강을 위해서, 조금 더 과하게 비건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동의해요. 하지만 나를 혹독하게 벼랑 끝으로 몰아가면서까지 그럴 필요는 없어요. 완벽한 비건 한 사람보다 완벽하지 않은 비건 열 사람이 훨씬 세상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있잖아요. 우리 각자가 완벽한 비건이 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비건이 되는 하루를 늘려보는 건 어떨까요? 저는 당신이 어떠한 결정을 하더라도 항상 존중하고 지지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네가 비건이라서 그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