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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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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민 Nov 20. 2020

MBC, 싸워도 관심 없을 캐스팅은 안돼..

‘안싸우면 다행이야’ 가상 캐스팅을 해보다

평소와 다름없이 자기 전에 유튜브의 알고리즘을 타고 다니며 이런저런 영상을 보고 있었다. 유튜브, 넷플릭스, 웨이브 등 새로운 플랫폼 내의 콘텐츠에 기존 레거시 미디어의 콘텐츠까지. 콘텐츠가 정말 풍년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영상이든 사람을 끌어들일 후킹한 요소는 필수인 것 같다. 그러던 와중 나에게 잠깐 뇌 정지를 오게 한 썸네일이 있었다.     


2015년 통일부에서 ‘새 시대 통일의 노래’ 캠페인의 일환으로 만든 여러 가수들과 여야 당대표, 통일부 장관이 출연한 영상의 썸네일이다. 이 노래의 전과 후에도 정부 차원에서 국민들을 위로하거나, 국가적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여러 가수가 하나의 곡을 함께 부르는 것은 종종 있었다. 그러나 다른 영상보다 이 영상이 화제성이 높았던 건 이 둘의 조합은 후킹했기 때문이다.

소리바다: ‘새 시대 통일의 노래- One Dream One Korea’ 뮤직비디오 썸네일

나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이 게시글에서 가장 상단에 놓인 공감을 많이 받은 댓글에는 “썸네일보고 손가락 길잃어서 5초정도 방황하다가 머뭇거리면서 클릭함”, “이 썸네일을 보고 어떻게 안들어오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는 ㄹㅇ 안 들어 올 수가 없는 썸네일 세계관 최강인데..” 등 이 있었다.


이번에 MBC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예능 포맷을 내놓았다. ‘안정환&최용수’, ‘박명수&하하’ 조합으로 공개되었는데 사실 큰 화제를 이끌어내진 못했다. 다시 사람들을 핸드폰 앞이 아닌 거실 앞으로 사람들을 모이게 할 수 있는 포맷의 예능이란 생각이 들기에 지금까지의 성과는 아쉽다. ‘안싸우면 다행이야’를 위해 거실 앞에 사람들이 모이게 할 수 있는 ‘문재인-김무성’의 조합처럼 남녀노소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게스트의 조합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유튜브에서도 통한 진짜 쎈 언니들 박미선, 이경실 조합


KBS Entertain: 웃지마 사우나:2008년 1월 10일 편 썸네일

MBC ‘놀면 뭐하니’에서의 환불원정대, tvN의 식스센스, MBN의 미쓰백 등 쎈 언니를 필두로 한 예능이 2020년에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사실 진짜 쎈 언니 계보의 시작점에는 이전 MBC 세바퀴의 다양한 중장년 예능인들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쎈언니라고 불리었던 인물에는 이경실이 있었다. 환불원정대의 리더였던 이효리도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 순한 양을 만들었던 이경실 아니었나. 그리고 그녀의 개그를 잘 이끌어내고, 그저 당하기만 하는 인물이 아닌 티키타카가 되는 연예인에는 박미선이 있다.


이 둘의 케미는 어쩌면 4050층이 아니라 20대가 가장 기다릴 수도 있다. 유튜브 내 기성 레거시 미디어의 예전 예능의 ‘레전드’ 회차에는 그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고 20대가 가장 그것에 환호했던 걸 보면 지금 이 둘의 출연한 예능은 부모세대와 젊은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부모님과 공유 가능한 마지막 아이돌 황광희, 임시완 조합


MBC 무한도전 2015년 12월 19일 편 중 임시완 게스트 출연 장면

광희가 군대에 갔다 오고 나서 삐끗하나 했는데 다시 살아났다. 지금 유튜브에서 가장 조회수가 빠르게 상승하는 채널, 화제를 몰고 오는 채널을 고르라면 광희의 ‘네고왕’을 뽑을 수 있을 것이다. 광희는 다수 예능인이 나오는 프로그램의 ‘패널’이 아닌 한 회차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주인공으로 충분히 웃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전히 광희가 주는 웃음 포인트에는 임시완을 향한 질투가 있다. 이 둘이 같은 아이돌 그룹의 멤버이기에 시청자들이 느끼기에 충분히 친해 보이면서도 동시에 상반대는 매력을 가지고 있기에 그들의 케미도 재밌게 느껴질 것 같다.


황광희와 임시완은 유튜브가 뜨기 이전에 거실에서 함께 가족들이 TV를 보던 시기에 있었던 마지막 연예인이 아닌가 싶다. 그 이후의 연예인은 어쩌면 내가 알면 우리 엄마는 잘 모르는 인플루언서거나 엄마만의 아이돌인 트로트 가수들이 아닌가 싶다. 그러기에 황광희와 임시완은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유튜브에서 공중파로! 박막례, 김유라 조합


박막례 할머니 채널 2019년 1월 10일 편 우리가 살찌는 이유 편 썸네일

70대의 유튜버, 박막례 채널을 본 지 사실 나는 오래되진 않았다. 내가 기존에 70대에게 가진 고정관념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저 약자로 생각하거나 나와는 맞지 않는 이해 못할 어른으로 생각한 것 같긴 하다. 그런데 그 70대 할머니가 동정심이나 따뜻한 동기가 반영되지 않는 유튜브에서 100만 명을 넘은 대형 인플루언서라는 것이 이상했다. 그래서 한, 두 편을 보다 보니 구독하고 영상이 올라오길 기다리는 팬이 되었다. 너무 재밌었다. 그리고 그 케미에는 손녀인 김유라와의 친함이 바탕이 된다. 그들은 연예인이 아닌 유튜버이기에 가족관계와 같은 TMI 영역도 구독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그러기에 거기서 나오는 재미도 많다. 그러면서도 채널을 보지 않았던 이들에게는 박막례의 입담과 손녀와의 티키타카에서 나오는 재미로 팬이 되게 한다.


고정된 팬층만 생각하면 되는 유튜브와 달리 TV에서는 누가 보기에도 거부감이 없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레거시 미디어는 유튜버를 아무나 출연시킬 수는 없다. 많은 유튜버는 팬층도 명확하나 거부감을 느끼는 층도 많다. 그러나 박막례 채널은 보지 않았던 이들에게도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고, 보았던 이들에게는 이름만으로 거실 앞으로 불러올 수 있기에 그들의 출연도 기대된다.




MBC의 ‘안싸우면 다행이야’에게는 후킹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토크 패널들은 입담이 보장된 연예인들이기에 안정감이 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채널에 출연하기에 누군가를 불러올 수 있는 후킹 요소가 되진 못한다. 무인도에서 자연인과의 만남도 재미를 이끌 수 있는 요소이긴 하나 이것도 후킹 하진 않다. 이게 후킹요소였다면 ‘나는 자연인이다’가 더 흥했을 것이다.


시청자를 앞으로 끌고 올 수 있는 건 게스트 간의 케미이다. 이름만 들어도 재미가 그려지거나 혹은 아찔해지는 조합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들었을 때 크게 기대되진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예능이다. 오랜만에 재밌는 포맷의 예능이 부디 빨리 종영되지 않고 오래 내 곁에 남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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