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좋아함과 현실의 거리
카페를 접겠다고 결심했던 날,
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라고 해서
끝까지 버틸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내가 좋아서 열었던 카페는
언젠가부터 나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재료비는 계속 올랐고,
손님이 없는 날에도 가게 문은 열어야 했고,
한 달에 한 번 돌아오는 월세일은
점점 더 큰 무게로 다가왔다.
내가 좋아하던 공간,
사람들을 만나던 그 순간들은 그대로였지만
그 모든 것들은 결국
‘유지해야 하는 일’이 되어 있었다.
나는 그 사실이 서글펐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현실 앞에서 무너지는 걸 지켜보는 기분이었다.
카페를 그만둬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 실망하기도 했다.
‘내가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인가.’
‘좋아하는 일마저 끝내야 하는 걸까.’
그때 깨달았다.
‘좋아한다는 것’과
‘지속할 수 있는 일’ 사이에는
분명한 거리가 있다는 걸.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더라도
현실 속에서는
마음만으로 버틸 수 없는 순간이 있다는 걸.
좋아함과 지속 가능함은
다른 문제라는 사실을
나는 카페를 통해 배웠다.
그건 실패가 아니라,
내가 몰랐던 삶의 한 가지 방식이었다.
그래서 지금 돌아보면,
카페를 운영했던 그 시간도
나를 소진시킨 실패가 아니라
나를 더 잘 알게 해 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좋아함은 여전히 내게 소중하다.
하지만 그 좋아함을 지키기 위해선
때로는 멈추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도
그때 알게 되었다.
카페를 접고 나서야 나는 알았다.
그 공간을 지키고 싶었던 건
그곳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어줘서가 아니라,
그 공간 속에서 내가
나 자신을 조금 더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걸.
카페는 끝났지만,
좋아하는 일을 만들고 싶어 했던 나의 마음은
멈추지 않았다.
어쩌면 나는,
다시 좋아하는 무언가를 시작하기 위해
그 모든 선택을 했는지도 모른다.
좋아함과 현실의 거리는 멀었지만,
그 사이에서 나는
나를 지키는 법을 조금 배운 것 같다.
이제는 ‘좋아함’을
나를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쥐고 있진 않기로 했다.
그게 아마,
카페가 내게 알려준
마지막 선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