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동남아 휴양지에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지만 초등학교만 들어가면 부모를 찾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는 돌아오지 않을 이 시기에 아이들과 함께 최대한 많은 추억을 남기려고 한다.
특히 물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한 겨울에 동남아 여행은 딱이다.
이번 여행은 스노클링 호핑 투어를 넣었다.
6살이 된 큰 아이는 저번 동남아 여행에서 잠수를 배웠는데 그 뒤로 스노클링을 해보고 싶다고 하여 장비도 사서 목욕탕에서 해보기도 했지만 잘 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동남아에 가서 한 번쯤은 해볼까 해서 호핑투어를 신청했고 투어 가기 전날 아이와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했는데 꽤나 용기 있게 해냈다.
호핑투어 당일, 아침부터 비가 엄청나게 왔지만
다행히도 투어 전에 비가 그쳐 호핑투어는 진행하게 되었다.
첫 번째 포인트에서 아이는 용감하게 장비를 착용하고 바다에 들어갔다.
물론 투어 가이드가(현지인) 함께 들어가서 도와줬지만 아이는 신나게 바다 구경을 했다.
가이드가 불가사리도 잡아줘서 배 위로 들고 올라왔다.
두 번째 포인트에서는 가이드가 복어도 잡아줘서
아이는 책이나 영상으로만 보던 복어를 실제로 만져보았다.
처음 실제로 본 복어를 신기해했다.(사실 내가 더 신기했다)
투어가 끝나고 호텔에 들어가서 저녁식사를 했다.
아이는 갑자기 이런 말을 했다.
바다에 물만 있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오늘 보니까 물고기들도 살고
산호들도 있었어요!
아이의 말에 나와 아내는 뭉클했다.
사실 우리는 생각해 보지 못 한 부분이었다.
어른들이야 바다에 많은 생물들이 사는 건 알지만
아이는 그 안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모를 수도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바다는 정말 물 밖에 안 보인다.
한국에서도 동남아에서도 여러 바다를 가보았지만
물 안이 탁하고 흐려서 잘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아이는 동남아에 가더라도
주로 리조트 야외수영장에서 놀았기 때문에
수영장에서 수경을 끼고 안을 보면 그저 물과
푸른색 수영장 바닥 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고기가 바다에 산다는 건 당연히 알았겠지만
직접 이렇게 살아움직이는 물고기를
물 안에 들어가서 직접 보는 건 처음이니.
이런 경험들을 토대로 생각해 보면 아이의 시선에서는 바다 또한 물만 있을 거라고 생각 했을 법도 하다.
이 날은 장비를 착용하고 바다 안에 들어가
물 안의 수많은 물고기들과 산호 등 생명체들을 보았으니 너무나 신기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내와 나의 감동 포인트는 우리가 아이에게 준 경험이 그저 놀러만 간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신세계를 보여주게 되었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 부부가 원하는 것, 그리고 우리 부부가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이 바로 이런 체험을 통해서 아이가 스스로 느끼고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행은 굉장히 뿌듯했다.
나의 어린 시절 기억은 6~7살부터 있다.
그 전의 기억은 아예 없고 6~7살의 기억조차 한 두 조각뿐이다. 그 조차도 그게 꿈이었는지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명확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는 이 날을 기억할는지 못할지는 모르지만, 우리 부부가 사진과 영상으로 남긴 이 시간들을 먼 훗날 아이와 함께 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오리라.
부모가 돼야 어른이 된다고 했다.
아이를 통해 우리 또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하루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