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

by 유빈

우린 어느새 대혐오의 시대에 존재한다.

솔직함은 허물을 벗듯이 가장 약한 부분을 노출시키고,

고치 속에 날개를 품었다 생각했던 나 자신이 무색하게,

퍼센트 단위로 쪼개지고, 평가당한다.

날아오른 나비들을 보며 언젠가 나도 저기에,

하늘에 닿을 거란 희망은, 안일했다.


토사구팽, 우리의 삶은 존중받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흉측한 얼굴을 또 하나의 얼굴로 가린다.

이젠, 벗어 내 던지고 싶어도, 살가죽과 하나가 된

가면을 살점과 뜯어지는 고통을 참을 수 없어서,

몇 번의 신음과 함께 이내 그만둔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저마다의 지키고 싶은 것들을 위해,

아등바등 끊어질 동아줄을 손목에 두 번씩이나 감아,

간절하게 잡는다.

곧 떨어질 나를 뜯어먹을 짐승들은,

여유롭지만, 눈의 초점은 오직 추락하는 타인을 집중한다.


간사하다고 볼 수 있을까,

그이들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굶어 죽게 될게 뻔하니까,

어떻게든 닥치는 대로 했어야만,

평화가 유지되었으니,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나는 이해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세상은 이해 못 하는 걸로 가득 차있지만,

모르는 걸 모른다고 얘기할 수 있는 세상은 종말 했으니까,

그것은 죄라고들 말한다. 판결에 따라

나의 가치를 상납해야 한다.


차가운 세상에서 이겨내지 못한 자들은

거리에 방치되어 동사했다.

이들의 얼굴은 또 하나의 얼굴이 없었다.

평온하지 못하고 죽어나갔다.

절망과 미움이 가득한 표정들로,

그대로 멈춰있다.


그렇게 하나 둘, 별들이 되어

밤하늘을 메꾼다.

빛나지 않은 별들을 한데 모아

유성으로 내보내진다.

최후의 최후까지 이용당해야 했다.

그리고 소원을 빌어야 했다.

이곳에서 무탈하게 살아남고 싶다고,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나,

지금 이곳에서 당신의 진짜 얼굴을 드러내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할 수 있나?

그 자리에서, 칼을 들지, 꽃을 들지는

본인의 선택에 따랐겠지만,

누구도 그 선택의 정답을 알지 못한다.


우린 그것을 감추기 위해 다른 얼굴로 살아가니까,

모두, 이 세트장 위에서 연기한다.


나는 가면을 뜯어내고,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해주고 싶다.

그 속에서도 착한 사람은 존재한다 믿고 싶다.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 때면,

이 행복을 뺏기기 싫어서, 행복해도

마음 한편엔 불안함이 있었다.


결국 행복은 불행과 바통터치를 하고,

불행한 날들을 보내다, 절실할 때가 되면,

다시 한번 행복이 찾아온다.

항상 행복한 법도 없고, 불행한 법도 없다.

많은 사람들의 삶들을 이해할 수 없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이 삶의 다음 나날들을

나지막한 희망의 소리로 채우고 싶다.


오늘도 나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가면을 들어보곤,

세상의 규칙을 비틀어낸다.

가장 근사하게 저 물기 위한 여정을 위해서,

떠날 체비를 마친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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