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학점

인생수업의 재시험

by 루치올라


삶은 수업이다.

하지만 그 수업엔 교과서도 없고,

예고도 없으며, 시험지도 없이 시작된다.

배우지 못한 자에게는 되풀이가 주어지고,

통과하지 못한 자에게는 ‘다시’라는 이름의 기회가 주어진다.

그게 바로 인생의 방식이다.

인생은 단 한 번도, 배우지 않은 자를 그냥 통과시키지 않는다.

인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엄하게 가르친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

고통으로,

괴로움으로,

슬픔으로,

때로는 즐거움으로

어떤 ‘끝’에서 늘 가르침을 건넨다.

하지만 대부분, 그 가르침을

‘피해’로,

‘상처’로,

‘허무’로,

‘비참함’으로만 받아들이고 만다.

그래서 배우지 못한 수업은

형태를 바꾸어 다시 돌아온다.

반드시.

그리고

또 다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배워야 했던 것들.

‘상실’로 배우게 되는 것들.

‘분노’로만 흘려보냈던 것들.

‘용서’하지 못해 힘들어야만 했던 것들.

버리지 못해, 끝끝내 무겁게 하는 것들.

이 모든 것들이 내게

무엇을 점검하라는지,

무엇을 다시 풀어보라는 건지,

무엇을 다시 배우라는 건지

반드시 되짚어보아야 한다.

즐거웠든 괴로웠든 그 결과가 후회되고,

몇 번이고 되풀이되었다면,

그건 분명 내가 푼 방식이 오답이었다는 뜻이다.

고통스럽지만, 그 수업은 우리가 살아 있는 한 계속된다.

왜냐하면,

인생은 단 한 번도 제대로 배우지 않은 자를 그냥 통과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그 수많은 되풀이 속에서 우리는 결국 알게 된다. 상황을 바꾸는 힘은 결국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

보이지 않지만,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엄청난 괴력을 품고 있기때문이다.

인간의 이성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무서운 힘.

하지만 그 마음의 힘은 요란하고 시끄럽고,

조급하고 집착하고,

복잡하고 힘겨울 때에는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

힘을 내보려 할수록,

오히려 소진될 뿐이다.

그래서

오히려 힘을 빼야 한다.

뺀 마음의 힘은, 고요할 때에만 가능하다.

고요하고 잔잔한 호수만이 달을 품을 수 있듯이. 우리는 마음이 잔잔해질 때,

비로소 삶이 건네는 진짜 가르침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배우지 못한 감정은,

다시 문제로 돌아온다.

외면도, 흐르는 시간도 절대 봐주지 않는다.

이해와 고요만이 나를 살리고,

되풀이에서 탈출시켜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겪고 있는 이 문제도 지난 삶의 재시험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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