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지 마라
‘심무계고(心無罣礙)’라는 말이 있다.
마음에 걸림이 없다는 뜻이다.
어느 오래된 경전에서는
깨달음에 이르는 중요한 경지로 이 말을 전한다.
후회
그 시간에 우리는 그렇게
걸린 채 머무른다.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계속해서 되돌려 본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내가 뭘 놓쳤던 걸까.
수백 번 곱씹어봐도
해결의 실마리는 나오지 않는데도.
마음에 머무는 것이
결국 마음을 걸리게 한다.
그리고 그 ‘걸림’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
머물지 마라.
그 아팠던 시간에.
이미 지나간 계절에.
다시 오지 않을 순간에.
바람이 지나가듯,
해가 뜨고 저물듯,
달이 뜨고 지듯,
삶도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다.
흘러가지 않는 것은 썩는다.
강물이 멈추면 웅덩이가 되고,
웅덩이는 결국 흐르지 못해 썩어간다.
흘려보내야 할 것이
머무르면 결국 썩는다.
흐름을 가로막지 마라.
물도 흘러야 하고,
삶도 흘러야 하고,
계절도 흘러야 한다.
그러니 사람의 시간도
흐르게 두어야 한다.
유통기한처럼
기한이 정해진 유한한 삶 속에서,
후회에 머무는 일은
가장 소중한 시간을 흘려보내는 일이다.
그러니,
머물지 마라.
흐름은 언제나
앞을 향해 가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