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0 총선과 사람을 보는 눈
벚꽃이 눈부신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내가 사는 곳은 진보 진영이 유리한 선거구다. 출마 후보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다. 세 후보가 민주당과 연관된 후보다. 인재 영입된 전문 민주당 후보와 민주당에서 국민의 힘으로 당적을 바꿔 출마한 현역 의원,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포기하고 새로운 미래당으로 옮긴 후보가 그러하다. 또한 이번 총선 돌풍은 단연 조국 혁신당이라 할 수 있다. 윤석열 정권의 조기 종식과 검찰 개혁이 22대 총선에 거는 유권자들의 기대라 할 수 있다.
먹고사는데 영향을 미치는 게 정치다. 삶을 지배하는 정치다. 정치인을 뽑는 선거가 무엇보다 중요한 까닭이다. 나를 대신해 내 삶을 대변할 일꾼을 뽑는 선거를 '민주주의 꽃'이라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동안 민주주의 꽃이 그냥 피어나는 법은 없었다. 수없는 역경과 진통을 겪으며 그때마다 새로운 꽃이 피어났다. 시대와 민심이 원하는 정당과 정치인을 탄생시켜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정치가 무엇이고 누가 그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꼼꼼히 따져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선택하는 일은 설레는 일이다. 하지만 선거에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말처럼 최선이 아닌 차악의 선거로 여기는 경향이 크다. 정치에 거는 기대보다 정치인에 대한 실망 때문이다. 국가와 국민을 대변할 일꾼을 뽑는 축제가 아닌 기득권 쟁탈전을 벌이는 선거로 전략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에게 정치에 대한 염증과 실망을 심어왔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리그나 헤게모니 싸움으로 격하시켜 왔기 때문이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나 외면이 그들의 이익이라 믿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때문인지 주변에 선거에 무관심한 지인을 흔히 본다. 삶을 결정할 중차대한 선거여도 남의 일처럼 대하는 이들이다. 누가 해도 달라질 게 없다는 반응이다. 정치에 불만이나 불신을 넘어 정치 무감각증에 걸린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정치에 관한 논쟁조차 꺼리게 만든 사회 분위기 탓도 크다 할 수 있다. 정치 무관심을 유도한 타락한 기성 정치인들이 주범이라 할 수 있다. 무능 무책임 무지의 정치인을 뽑아놓고 후회하는 유권자들이 많은 근본적인 원인이 아닐까 한다.
그럼에도 이번 총선에 기대를 거는 이유가 있다. 역대 선거에 비해 달라진 점이 많아서다. 후보 공천과정에서 나타났듯이 정당에 자발적으로 가입한 유권자들이 늘었다. 이들은 기득권 방송이나 언론에 현혹되지 않는 적극적인 유권자들이다. 검찰 권력에 맞서 저항할 정치 고관여층이기도 하다. 이들은 100만 이상 구독자 채널에서 활동 중인 열성 지지자들로 민주주의 꽃을 피워낼 사람들이라 믿는다. 나 또한 그중 한 사람이다. 믿을만한 두 명의 후보에게 20만 원 후원금을 보낸 구독자이기도 하다.
정치인의 신뢰는 과거 행적에서 찾으면 된다. 실적과 공적에서 정치가로서 실력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권자를 외면하고 권력 획득에 눈먼 정치꾼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당원이나 지지자를 배신한 전력을 가진 사람은 신뢰할 수 없다. 주권자를 실망시킨 정치 불신 원인 제공자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직무 태만으로 언론과 검찰 개혁에 미온적인 기득권 세력도 믿어선 안 된다. 권력욕에 취한 저질 정권을 들어서게 만들었고, 그들의 정치 실패가 민생 파탄의 빌미를 주었기 때문이다.
선거가 코 앞이다. 바람을 탄 선거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초반 개혁신당이나 새로운 미래당의 바람을 잠재운 조국 혁신당이 걱정이다. 제3정당으로 22대 국회에 불쏘시개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 염려스럽다. 할 수 있을 때 개혁에 용기를 내지 못해 망설이던 그가 정치인으로 용기가 궁금하다. 기득권 세력에 오염되어 초심을 잃고 민심을 등지다 잊힌 정치꾼들이 얼마나 많은가. 22대 총선 유권자들이 조국에게 거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유능한 정치가가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