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경험을 타인들은 궁금해하지 않는다. 딱히 매력적이지도 못하고, 그런 이야기를 나눠봐야 나중에 내 약점만 될 뿐이다. 또한, 누구도 실패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렇게 남기는 것은, 이만큼의 실패에도 굴복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싶어서다. 나는 긍정적으로 모든 일을 바라보는 편이다. 어떤 일이든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감정만 소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아님 말고’, ‘잘 될 거야’ 식으로 생각하는 게 나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작년 한 해는 내 꿈을 위해 노력하고 실제로도 꽤 괜찮은 성과를 낸 한 해다. 물론 결과론적으로 다른 길을 걷게 되었지만. 나는 ‘축구’를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자 했다. 그래서 선택한 직업이 축구기자였다. 2019년은 그 꿈에 더 다가가고 싶었다.
-2019년 실패 리스트
대한축구협회 명예기자 최종 불합
한국사 검정 시험 1급 불합
대한체육회 사무직 서류 불합
포포투 최종 불합
JTBC 국제 스포츠 서류 불합
네이트 스포츠 부문 편집 최종 불합
풋볼리스트 서류 불합
이외 수많은 알바 및 직장 불합.
많다. 이리 희망하는 일들이 안 됐을 줄이야. 작년 한 해 동안 계속해서 알바나 직장 혹은 내 꿈에 관한 이력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다.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2019년 성공 리스트
성남FC 명예기자 Field Mag 활동
청춘스포츠 8기~9기 활동
어학원 7개월, 영어를 조금 할 수 있게 됨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봄
새로운 분야, 새로운 직장에 취직함
성남FC 명예기자 활동은 사실, 대한축구협회 명예기자에 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활동이다. 한번 하고 싶은 곳에서 떨어졌기에 더 간절했다. 더군다나 성남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단이었다. 돌아보니 대한 축구 협회보다 성남에서 활동한 게 더 만족스러웠다. 성남은 K리그를 현장에서 볼 수 있었고, 대한축구협회는 프로보다는 다양한 대회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청춘스포츠 활동 덕분에 작가, 인플루언서 분들과 인터뷰를 가질 수 있었다. 2번째 기수까지 활동하다 보니,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했다. 태어나서 처음 겪은 일이었다. 계속해서 발전을 추구하지 않으면 사람이 멈출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어학원을 7개월 다닌다는 것은 내게는 큰 결정이었다. 주 5일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그 기간 내 인생의 초점은 학원에 맞춰져 있었다. 물론 성남과 청춘스포츠 활동도 해야 했다. 경제활동은 당연히 못 했다. 그래서 학원 생활 말미에는 어떤 알바라도하고 싶었다. 혹은 빠르게 취업을 해야겠다 생각했다. 모두 실패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학원 조교 일을 하게 됐고 무사히 과정을 마쳤다.
내가 입사한 시기는 11월 중순이었다. 9월 말 학원을 졸업했고, 약 한 달 반 정도 취업 준비를 하면서 완전한 백수로 지냈다. 결말은 해피 엔딩이다. 그러나 실패 리스트를 돌아본다면, 저 실패들이 어느 하나라도 성공했다면, 내 인생은 지금과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더 행복했을 수도 있고, 본래 내 꿈에 더 다가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저 실패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난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
나는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운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운을 타고나지 않았다. 그래서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 수많은 도전 속에서 나는 내가 실패할 것을 안다. 지금까지도 그래 왔다. 나는 언젠가 내가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 축구를 위한 활동들도, 영어도, 취업도 모두 인디언이 기우제를 지내는 심경으로 해냈다. 될 때까지 하면 결국 된다. 나는 내 근성을 믿고, 오늘도 내 실패에 기댄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글을 줄인다. 소설도 아닌 이 짧은 글에서 떡밥이 이리 많이 나올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