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기자의 현실은 어떨까?

by 김이난달

이 매거진을 어디까지 얼마만큼 쓸지는 모르겠다. 나는 프로 기자가 아니었다. 몇 년 동안 주변에 축구 기자가 되겠다고 말하고 다녔다. 무작정 네이버 포스트도 했었다. 스포츠 기자단 대외활동을 했다. 한 K리그 구단의 명예기자였다. 대외활동 기간과 총기간은 1년 6개월 정도였다. 유명 언론사에 면접까지 본 적도 있고, 서류 탈락도 해봤다. 지금은 게임 회사에서 일한다.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이 글을 남기는 이유는 스포츠 기자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축구에 관한 다양한 생각을 쓸 예정이다. 이젠 어느 채널을 통해서도 세상에 내가 기자로서 혹은 기자 지망생으로 쓴 글이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시리즈로 만들 계획이다. 이번 편은 다소 냉소적일 수도 있다. (만약 현직 기자들의 삶이 궁금하다면 그들에게 정중하게 이메일을 보낼 것을 추천한다.)


1. 주 업무는 뭘까

축구 기자는 기사를 쓴다. 칼럼이 아니다. 축구 기자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대게 블로그나 유튜브를 많이 한다. 좋은 일이다. 포트폴리오 작성할 때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입사를 하면 주 업무는 건조한 기사다. 경기 상보 기사가 주를 이룬다. 이 경기에서는 누가 골 넣었고, 결과가 어떻게 되었다는 식의 기사다. 기자를 준비하는 만큼 기사를 많이 볼 텐데, 한 번 기자 별로 어떤 기사를 썼는지 찾아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네이버나 다음에서 칼럼을 쓰는 기자들이 몇 명이나 있는지 알아봐도 도움이 될 것이다.


2. 워라벨은 어떨까?

해외축구의 경우 시차 때문에 경기를 새벽에 봐야 한다. 자택이든 회사든 자신이 담당한 리그, 경기를 새벽에 봐야 한다. 생활 패턴이 불규칙적일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기자들은 해외 축구와 국내 축구 기사를 모두 쓴다. K리그가 개막하고 더불어 유소년, 하부리그 대회도 열려 취재하러 다닌다면 주중, 주말의 개념이 사라진다. 또한, 지방을 오가는 일은 힘들다. 어제는 대구에 오늘은 전주에 가야 할 수도 있다. 꼭 경기가 아니라도 전국 여기저기를 다녀야 한다. 얼마 전 '대전하나시티즌'이 창단식을 뒀다. 해당 기사 취재를 위해 대전에 가야 한다. U23 대표팀이 출국했다. 기자회견을 위해 인천에 가야 한다. 활동력과 체력이 없다면 버티기 어렵다.


이런 환경에서 워라벨이 가능할까?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만나기 쉽지 않다. 모든 스포츠 산업 종사자들이 겪는 고충임을 안다. 나는 이게 힘들었다. 내 주변 기자가 된 친구들 중1년 안에 관둔 경우도 꽤 있다.


3. 연봉은?

직업에 가장 중요한 기능은 돈을 번다는 점이다. ‘축구 직업 설명서’라는 책이 있다. 몇 년 전에 나왔는데, 지금 봐도 이 책에서 설명한 연봉이 크게 오른 것 같지 않다. 참고로 이 책은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직업에 대한 설명을 현직자들을 통해 전한다.


연봉은 함부로 밝히는 어렵다. 서로 물어보지 않는 것이 예의이기 때문이다. 나도 기자였던 분을 통해 들었다. 편집자 정도 되는 분들의 연봉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작았다. 일반적으로 최소 10년은 했던 사람들이다. 살다 보면 타인과 비교는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들리는 것들이 있다. 그것도 견뎌야 한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을 것이다. 교통비, 식비, 통신비는 물론, 가족의 보험, 비상금, 저축, 자기 계발 등등 나이가 들수록 직면하는 돈 문제는 늘어만 간다. 그만큼 나와 가족에 대한 책임도 늘어난다. 연봉이 적으면 포기해야 하는 게 많이 질 수밖에 없다.


4. 채용

기자의 주 업무도 좋고, 워라벨도 포기해도 좋고, 돈도 적어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채용은 그 영역 밖이다.


축구 언론사, 나아가 저명한 신문의 스포츠 부서도 채용은 일정하지 않다. 공채가 없다. 수시 채용인데 이게 언제 나올지 지원자는 모른다. 그렇다 보니 항상 정보에 민감해야 한다. 'SNS는 인생의 낭비다'라는 말이 이 순간은 통용되지 않는다. 채용 카페, 해당 언론사 SNS 등 자주 확인해야 한다.


이는 결국 '축구 기자' 하나만 준비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으로 도달한다.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하나만 아니라 관련된 타 직업도 생각해야 한다. 보험을 든다는 건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사실 어떤 직업이든 현실을 말하고자 하면 부정적인 내용이 많다. 마치 현직 사람들이 미래 지원자들의 꿈을 꺾는듯한 모양새로도 보인다. 나는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이라는 말을 조금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취업 전선에 있는 나와 같은 90년대 생들에 직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안겨주고자 했다.

최근 나랑 같은 대외활동을 했던 사람 중에 유명 축구 언론사 수습기자로 들어간 경우가 있다. 처음에는 작은 언론사 스포츠 부문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고 이직한 케이스다. 자신을 믿고 꾸준히 활동해 온 결과다. 자신의 길이 맞다 생각하면 이렇게 뚝심 있게 밀고 가야 한다.


혹시나 이 글을 보는 분 중 축구 기자 지망생이 있다면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꼭 후회 없이 도전했으면 좋겠다.



*이 글을 담지 못한 이야기들은 추후에 천천히 풀어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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