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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슨트 춘쌤 11시간전

아주 사적인 마음 산책(4)

황리단길-욕망, 기억


과거와 현재의 교차지점을 만나고 싶었다. 


그곳은 황리단길. 


대릉원 옆 길을 따라 조성된 황리단길을 걷다 보면, 


신라의 간절함에서 벗어나


현재의 욕망과 조우하게 된다. 



대릉원 문 자체가 타임머신이라고 해야 할 정도다. 


 


황리단길은 현재인들의 욕망이 투영된 피사체라 해도 무방하다. 


욕망의 피사체 앞에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쫀드기, 황남빵, 십원빵, 타로, 굿즈샵...



오감을 자극한다. 


다양한 먹거리와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타로와 사주 가게,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굿즈.



여러 욕망들의 바닷속에서 


사람들의 눈과 발걸음, 입이 정신없다. 



고백한다. 


이 속에 나도 섞여있었다. 



나는 굿즈샵에 홀려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다양한 신라의 문화유산을 굿즈로 만든 가게를 집중적으로 돌아다니며


물건들을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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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성대 마그넷에서는 선덕대왕의 간절함을,


불국사 모형에서는 김대성의 간절함,


경주 문화유산 피규어에서는 신라인의 간절함이 담긴 결과물을 


생각하며 샀다. 



욕망의 힘은 위대하다.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그 어떤 문화유산보다 더 깊고,  깊은 생각을 하며


물건을 구매했다. 


시간이 가는지 몰랐고, 다리도 아프지 않았다. 


욕망이 주는 힘이다. 



어쩌면, 


굿즈는 현대인들의 간절함이 담긴 것인지 모른다. 


이 순간을 기억할 수 있는 기억의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언제든 굿즈를 보면, 경주가 생각난다. 


그 뜨거운 여름의 햇살과 땀 내음, 문화유산을 바라볼 때의 경이로움, 모든  생각이 교차하며 떠오른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나는 여행지의 굿즈를 산다. 



그 순간을 감정적으로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 점에서 굿즈는 내 감정의 저장소이자, 기억 창고이다. 



또, 다양한 굿즈샵을 찾은 이유가 있다.


상상력이 현실로 구현된 순간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말, 다양한 형태들의 굿즈들이 있다. 


단순한 피겨가 아닌 3d 프린트를 활용한 것도 있고,


우드를 활용한 마그넷과 빛을 통해 영롱한 빛을 담은 굿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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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파는 주인에게 물어봤다.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해 을까? 


판매하기 위해 계속 고민한다는 그의 말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6000~8000원 남짓한 이 굿즈에 


그의 열정과 간절함이 담겨있음을 깨닫게 된다. 


나는 이 돈으로 그의 간절함에 응답한 것이다. 



여행은 끝맺음할 때도 중요하다. 


여행 일자가 끝났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도리어 여행이 끝나는 순간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그때부터는 기억을 위한  활동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나와 창작자의 욕망, 간절함이 교차하는 굿즈는 


최고의 선택이다. 



지금도 벽면 한 칸에 


굿즈들이 전시되어 있다. 



나만의 박물관처럼, 


추억과 열정, 간절함이 담긴 공간이다. 



자기 전, 굿즈들을 한번 바라본다. 


불을 끄고 조명을 킨 후 그것들을 보며 명상에 잠긴다. 



간절한 순간들을 떠올리며 말이다. 



몸은 집이지만


정신은 경주를 돌아다니는 날 발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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