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90mm, 세로 50mm 그리고 나를 담기
새롭게 명함을 만들었다.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명함은 총 4번 제작했다.
첫 번째 명함은
신규교사였을 때 학교에서 제작해 준 것이었다.
특색 없는
그저 그런 명함이었다.
두 번째 명함은
내가 활동하는 교육 플랫폼에서
제작해 준 명함이었다.
이 블로그가 큐알코드로 담겨 있어,
조금씩 나에 대한 색깔이 묻어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다른 사람들과 차별 없는 것이었다.
세 번째 명함은
역시나 학교에서 만들어주었다.
아무런 특색이 없었다.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받은 명함 중
사람들에게 나눠준 것은
두 번째 명함이 유일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첫 번째, 세 번째 명함은
나를 전혀 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냥 한 학교의
소속원이라는 정보가 다였고
나의 어떠한 생각과 비전을 담지 않았다.
나에겐
내 이름이 적힌 종이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나마
나에 대한 정보가 조금 담긴,
두 번째 명함이 애정이 더 갔던 것은 당연하다.
내 나름대로
반영하고 싶은 정보를 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 번째 명함도 오롯이
나를 담은 것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만든 네 번째 명함은
처음으로 나를 온전히 담는 그릇이라 할 수 있다.
나의 의지가 담긴
명함.
名 (명): '이름'
銜 (함): '벼슬', '직위', 또는 '칭호'
옛날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높은 사람을 만나러 갈 때, 자기 이름을 적은 종이나 대나무 조각 같은 걸 문 앞에 걸어두거나 하인에게 대신 전했다. 이것을 '명함'이라고 한다.
명함의 어원을 살펴보면
상대방에게 자신이 왔음을 알리는 증서였다.
그런 점에서
명함은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작은 '나'의 분신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특별하며,
가장 나를 잘 표현하는 명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의 명함들은
어딘가의 소속된 '나' 일뿐이다.
여기서 방점은 '소속'이지, '나'가 아니다.
즉, 부품적인 느낌이 강했다.
그러나
내가 만든 네 번째 명함은
온전한 '나'의 의지가 담겨있다.
소속이 아닌 '나'를 증명할 분신.
먼저,
나를 돌아봤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나를 상징하는 단어와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평소,
가장 좋아하는 그림 중 하나인
마티스의 이카루스가 떠올랐다.
명함의 첫 장에는
이카루스를 배치했다.
명함을 받을 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사람의 이름과 소속을 확인하고
주머니에 넣어 버린다.
그리고 대다수 버려진다.
이런 점에 착안해,
버려지지 않고 보관하게 만들고 싶은 디자인을 생각했다.
그것이 바로 명화였고,
마티스의 이카루스였다.
이카루스는 태양을 향해 날아가다 떨어져 죽은
신화 속 인물이다.
오만을 상징한다.
그러나 마티스는 다르게 해석했다.
태양을 향해 날아가는 열정을 그림에 담았다.
나도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열정적인 사람.
내 가슴을 뛰는 가치로 모두를 감동시키며,
세상을 함께 바꾸고 싶은 사람.
그것이 마티스의 이카루스를
명함의 앞면에 배치한 이유이다.
뒷면에는
내 이름 석 자와
사회라는 공간의 포지션을 담아야 한다.
여러 가지를 고민하다
두 가지 포지션을 담았다.
#역사교사
#작가
역사교사는 직업이다.
그리고 작가는 나의 비전이다.
역사는 '삶의 리터러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역사교사는 이러한 삶의 리터러시를 가리키는 직업이다.
일부러
학교의 이름을 쓰지 않았다.
'~'학교의 소속이 아닌
'나'라는 주체성을 더욱더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作家는 하나의 세계관(집)을 만드는 사람이다.
즉, 창조자이다.
나는 각자의 관심사를 연결하여
더 나은 삶의 리터러시를 함께 찾고, 만드는
창조자이고 싶다.
이것을 보여주고 싶어,
학교의 이름과 포지션이 아닌
역사교사와 작가를
내 아이덴티티로 내세웠다.
그리고
이것을 증명하는 것으로
내가 지금까지 쓴 책을 적었다.
배움의 계절은 교육
영화 속 역사 깊은 이야기는 역사와 영화
미술관에 간 개냥이는 역사와 동물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은 미술과 일상을 소재로 쓴 책들이다.
이것을 보여줄 수 있는
네이버 블로그와 카카오 브런치를 큐알 코드로 넣어
나의 삶이 담긴 흔적을 명함에 담았다.
정말 작은 '가로 90mm, 세로 50mm'의
명함 속에
나를 담은 것이다.
일주일간
디자인과 구성을 고민했다.
그리고
이제, 내 손안에 명함이 도착했다.
설렌다.
이 명함이,
누구에게 전달될까.
그리고
앞으로 나를 얼마나 성장시까.
궁금해진다.
나의 흔적,
내 삶의 리터러시가 닮긴
명함.
가로 90mm, 세로 50mm
그 작은 종이가 나에게 건넨 이야기는
설렘과 도전이다!
나의 다섯 번째 명함은 무엇이 담겨있을까.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이다.
무기력하고, 힘들 때,
삶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명함을 만들어보자.
내 삶의 리터러시를 발견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