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할 수 있는 리뷰어를 만드는 시스템
저는 쿠팡을 정말 자주 사용하는 헤비유저입니다. 로켓배송이 좋아봐야 얼마나 좋겠어? 라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친구의 추천으로 로켓와우 멤버십에 가입하여 무엇이든 무료배송, 하루만에 도착하는 로켓배송을 접한 후부터는 생수와 같은 생필품부터 에어팟프로 등의 전자기기까지 모두 쿠팡을 통해 구입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쿠팡이츠에도 푹 빠져서 어느새 쿠팡의 예찬론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쿠팡이 로켓배송이라는 물류강점만을 가지고 있었다면 값비싼 '전자기기'까지 쿠팡에서 구매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렇듯 제가 지속적으로 쿠팡을 믿고 구매할 수 있게 만든건 쿠팡의 신뢰도 높은 구매후기입니다. 저의 구매 행동에서도 알 수 있듯, 온라인 커머스에서 구매후기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Z리뷰를 도입한 지그재그의 리포트에서는 구매후기가 있는 제품의 구매전환률이 없는 상품 대비 2.7배 높으며, 리뷰가 있는 제품의 장바구니에 담기는 비율은 2.2배 높다라고 보고하였습니다.
오늘은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구매후기를 쿠팡은 어떻게 풀어냈는지 얘기해보려 합니다.
사용자가 쿠팡의 후기에 최초로 진입하면 별점과 제품의 특징별 만족도를 보게 됩니다. 또한 자세히보기를 통해 사용자별로 해당 상품에 대해 측정한 별점/평가의 분포도를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보통 구매후기가 좋을수록 상품의 구매전환률이 높을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약간 부정적인 구매후기가 제품의 신뢰도를 더욱 높여줍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구매 의향은 평점 5점 만점에 4~4.7점 수준에서 최고치를 기록하며, 실제로 아마존과 반즈 앤 노블 서적 후기를 분석한 결과, 긍정적인 후기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음에도 실제 매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부정적인 후기라는 사실이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별점/평가 분포도는 부정적인 상품후기도 노출함으로 구매후기가 긍정적으로 편향되지 않고 객관적이라는 인식을 전달하여, 구매후기의 신뢰성을 높여줍니다.
제품의 특징별 만족도는 상품마다 고객이 중요시하는 특징은 다를 수 밖에 없고, 이를 종합 평점으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는 문제점을 해결합니다. 사용자는 특징별 평가결과를 통해 자신이 중요시하는 특성에 대한 상품의 성능을 예측하여 구매 실패 확률을 더욱 낮출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쿠팡은 '베스트순'을 통해 후기를 정렬하여 보여줍니다. 여기서 베스트순은 후기별 '도움이 돼요' 수, 글자수, 리뷰어 정보(랭킹, 누적 도움순, 리뷰 수 등)를 기준으로 측정되는 것으로 추측되며, 이를 통해 사용자는 더 유용한, 신뢰할 수 있는 후기를 더 먼저 볼 수 있게 됩니다.
후기를 보는 사용자들은 작성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후기에 대한 신뢰성을 다르게 가집니다. Northwestern 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는 검증된 구매자들의 후기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를 활용해 쿠팡은 후기작성자의 랭킹, 실명인증여부를 별도의 배지UI로 표시하여 구매자들이 신뢰성 높은 후기를 찾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켜, 빠르게 상품의 구매결정이 이루어지도록 의도하고 있습니다.
쿠팡이 좋은 후기를 보여주는 기능을 갖추었더라도, 좋은 후기가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쿠팡은 사용자가 후기를 작성하는 과정에도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이를 저는 쿠팡의 사용자 후기 온보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실제로 쿠팡은 별점, 상품품질평가, 서비스평가 등 사용자가 남기는 평가에 대해 구체적인 코멘트를 달아둠으로 사용자가 어떠한 내용을 써야할지 안내합니다. 상품별 특징에 대한 질문도 사용자가 유용한 후기를 작성하기 쉽도록 유도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후기를 작성하는 모달의 하단에 베스트 리뷰를 볼 수 있는 버튼을 둠으로써, 상세하게 후기를 작성하기 어려운 사용자들에게 구체적인 예시를 전달합니다. 이는 교육학에서 일컫는 좋은 피드백을 통해 학습자의 성취도를 올리는 기법과 유사하게 보입니다. 학습자의 구체적인 성취도를 올리는 피드백에는 '좋은 수행의 명확한 기준', '구체적인 방법의 제시', '즉시,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쿠팡은 후기를 작성하는 모달에서 좋은 리뷰의 구체적인 기준과 방법을 즉시/적시에 제공함으로 사용자가 좋은 후기를 작성하도록 유도하는, 훌륭한 피드백 모델을 갖추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자들이 후기를 작성하는 이유는 보상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커머스들은 일반후기/포토후기/글자수 에 따라 보상을 다르게 지급하여 사용자들의 후기를 수집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괄적인 보상제도는 체리피커들의 질낮은 후기를 양산하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커머스와 상품의 신뢰도를 낮추는 부작용을 발생시킵니다.
쿠팡은 이러한 사용자 후기의 보상체계를 '작성여부'가 아닌 '도움, 유용성 수준'으로 측정하여, 쿠팡 사용자들의 좋은 후기의 재생산을 유도합니다. 2주마다 모집되는 쿠팡체험단은 최신 상품을 무료체험하는 혜택을 제공하는데, 체험단의 기준은 '후기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에게 도움을 주었나', '얼마나 꾸준히 후기를 작성했나' 여부입니다. 이는 이미 리뷰랭킹이 높아진 사용자들도 꾸준히 좋은 후기를 작성하도록 유도하여, 신뢰도 높은 후기를 작성하는 헤비유저들을 많이 양산하고, 결과적으로 좋은 후기가 보편화된 쿠팡만의 후기 생태계를 완성시킵니다.
오늘은 쿠팡의 구매후기 시스템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쿠팡의 후기 시스템을 간단히 요약하면 1)좋은 후기를 가장 먼저 노출한다 2)좋은 후기를 작성하도록 온보딩 시스템을 갖춘다. 3)좋은 후기를 작성하는 사람에게 보상을 제공한다 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아몬즈 제품을 관리하며 좋은 후기의 효과에 대해 조금씩 체감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장기적인 방향성을 고려하는 시점에서, 아몬즈에도 좋은 제품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후기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거 같습니다.
참고
https://news.joins.com/article/23741699
https://brunch.co.kr/@creativemines/11
https://onlinemix.tistory.com/entry/online-reviews-in-amazon
http://mobilemarketingcampus.com/kwa-47284-8
https://21erick.org/column/5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