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를 기점으로 2024년 상반기가 마무리됐습니다. 본격적으로 하반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상반기 IT 업계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되짚어 보려고 하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꼭 알아두어야 할 '주요 기술'과 '주요 기업'을 선별하여 정리해 보았으니, 이를 통해 상반기의 흐름을 잘 정리하고 하반기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
AI "내가 제일 잘 나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실상 AI의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경쟁의 기준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누가 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지가 경쟁의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누가 AI를 더 잘 활용을 잘하느냐가 경쟁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시 OpenAI가 있습니다.
AI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풋에도 원하는 아웃풋을 제공받을 수 있는 멀티모달 기능이 필수인데요. OpenAI는 기존의 Text-to-Image 서비스인 DALL-E에 이어 Text-to-Video 서비스인 'SORA'와 음성 대화 기능을 제공하는 'ChatGPT-4o' 등을 차례로 업데이트하면서 활용성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여전히 퍼스트 무버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까지 AI 산업을 이끌던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에 이어 애플도 전쟁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전쟁 참여에 너무 늦었다는 비판을 받았던 애플은 AI를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라고 새롭게 정의하며 등장했고, 패스트 팔로워 전략의 진면모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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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내가 더 잘 나가"
2024년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석유'라 불리는 반도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AI에 특화된 GPU를 구하기 위해서는 빅테크 기업들도 번호표를 뽑고 대기를 해야 할 정도인데요. 이 분야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1위에 오를 정도로 그 기세가 대단합니다.
반도체는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아이템으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목적으로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 수출을 제재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는데요. 더 나아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게 대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해 미국 내 설비 시설을 짓게 하는 이른바 '반도체법'에 서명하면서 반도체를 국가 경쟁력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엔비디아의 선택을 받은 하이닉스와 그렇지 못한 삼성전자의 희비가 엇갈리는 등 글로벌 경쟁력의 기준이 재정립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 3대 AI 반도체 스타트업이라 불리는 리벨리온과 사피온이 합병하며 최근 흐름에 맞춰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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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곧 내가 제일 잘 나가"
샘 알트만, 젠슨 황, 일론 머스크는 최근 빅테크 산업을 이끄는 인물 중 손꼽히는 인물들입니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AI 다음에 이어질 기술로 공통적으로 '로봇'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테슬라에서는 과거부터 '옵티머스'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엔비디아는 자동화 기기와 인공지능 로봇을 구축하기 위한 '아이작'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는데요. 특히 엔비디아는 2024년 개발자 콘퍼런스 GTC에서 다양한 로봇을 대동해 큰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샘 알트만 역시 잠정 해체시켰던 OpenAI 로봇팀을 부활시켰고, 제2의 일론 머스크라 불리는 브렛 애드콕이 설립한 피규어AI와의 파트너십 및 투자를 통해 로봇 기술 발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투자 및 파트너십을 맺으며 적극적인 발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피규어AI는 ChatGPT와의 결합을 통해 추론 능력이 높은 수준으로 발전했는데요. 3월에 공개한 데모 영상에서 먹을 것 좀 달라는 요청에 다양한 물건 중 사과만 콕 집어 건네는 능력을 선보여 대중들을 충격에 빠트리기도 했습니다. 하반기에는 더욱 경쟁이 심화될 기술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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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Status Update - OpenAI Speech-to-Speech Reasoning
쿠팡 "고마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7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던 쿠팡은 올해 초 다시 적자로 돌아서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습니다. 여기에 알리와 테무 등 C커머스의 약진, 공정위의 제재, 와우 멤버십 요금 인상에 따른 부정적 여론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쿠팡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로켓배송의 위력이 강력하고 공정위가 제시한 과징금(1,400억 원) 역시 확정된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와우 멤버십 인상이 예정된 8월이 앞으로 쿠팡의 명운을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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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반에서는 1등인데.. 전교에서는.."
네이버 역시 최근 여러 악재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IT 기업의 대표주자로서 AI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한 라인야후의 지분 매각을 압박받고 있으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과 같은 글로벌 서비스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면서 네이버의 국내 장악력도 약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진행된 네이버웹툰의 나스닥 상장이 호재인지 악재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한 가지 기대해 볼 소식은 소버린AI 전략입니다. 이 전략은 앞서 테크잇슈에서도 다루기도 했는데요. 현시점 가장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역시 과거부터 소버린AI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여왔던 만큼 두 기업 간의 파트너십이 성사된다면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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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한국 진출이 제일 쉬웠어요"
말 그대로 '진격의 유튜브'입니다. 글로벌에서는 틱톡과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유독 국내에서는 유튜브의 성장세가 무시무시한데요. 다른 국가에 비해 유튜브 프리미엄의 가격이 다소 높은 편에 속하지만, VPN 등을 통해 우회하여 가입하는 사용자들이 많고 유튜브 뮤직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사용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사용자가 많아지자 크리에이터들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경쟁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가 생성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더 무서운 점은 유튜브가 단순히 영상 플랫폼에 그치지 않고 그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사용자 트렌드의 변화로 인해 검색 분야에서도 네이버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라이브 커머스의 도입을 통해 이커머스 분야에도 진출하는 등 종합 플랫폼으로써의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유튜브에서 우회 구독을 막겠다고 선언했고, 공정위에서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결과에 따라 유튜브의 경쟁력이 지속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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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앱이 한국인 전체 스마트폰 사용시간의 33.6% 차지
지금까지 주요 기술 3가지와 주요 기업 3곳을 중심으로 2024년 상반기 IT 트렌드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외에도 애플카 프로젝트 중단과 중국 모빌리티 기업의 약진, 뉴럴링크 칩 이식 성공 등 생명공학 기반 기술의 발전, 국내 OTT 경쟁의 심화 등이 주요 이슈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오늘 레터를 통해 상반기 IT 트렌드를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남은 하반기에도 IT 트렌드를 따라 잡기 위해 테크잇슈는 계속해서 열심히 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