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25년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새해를 전망하는 글들로 가득한데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될 다섯 가지 기술 트렌드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기억하기 쉽도록 트렌드코리아에서 많이 활용하는 '두문자어(각 단어의 첫 글자만 따서 만든 단어)' 형식으로 정리해 보았는데요. 2025년 기술 트렌드의 핵심은 'SCARE'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단어의 뜻처럼 대중들에게는 "이런 것도 가능해?"라는 놀라움을 주는 발전이 가득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속가능성을 뜻하는 Sustainability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주목받은 키워드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변화는 더딘 상황이었으며, 최근 AI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자 그로 인한 부작용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강력한 규제가 예고되고 있으며, 업계 내에서도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재생 에너지 100% 사용을 목표로 삼고, AI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한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물과 화학물질이 소모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SMC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물 재활용 시스템 도입과 함께 제조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이는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실험실 수준에만 머물러있던 양자컴퓨터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여 2025년에는 상용화를 향한 가능성을 발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존 컴퓨터의 한계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연산 능력을 가진 양자컴퓨터는 AI를 비롯한 다양한 기술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양자컴퓨터는 그 압도적인 능력으로 인해 새로운 악용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데요. 현재 사용 중인 대부분의 암호화 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포스트 양자 암호화 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데이터 발생 지점에서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엣지컴퓨팅 기술도 IoT 기기의 확산과 함께 빠르게 성장할 전망입니다. (참고 :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양자컴퓨터)
2025년 가장 기대되는 기술은 단연 AI 에이전트입니다. 최근 2년 간 가장 뜨거웠던 기술인 생성형 AI가 그냥 커피였다면, AI 에이전트는 T.O.P라 말할 수 있는데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복잡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기업들은 AI 에이전트는 뛰어난 자동화 능력을 통해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더불어 이미지, 음성, 영상 등을 복합적으로 처리하는 멀티모달 기술의 발전으로, AI 에이전트는 개인의 일상에서도 비서 역할을 해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참고 : 2025년 기술 트렌드, 이거 하나만 기억하세요!)
로봇 기술의 발전은 AI 기술의 발전과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입니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더욱 그러한데요. AI가 사람의 뇌를 모방한다면, 휴머노이드는 사람의 몸을 모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AI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휴머노이드는 더욱 자연스러운 동작과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가능해질 것이며,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 복잡한 과제 수행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5년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당장 우리집에 들어와 가사 노동을 대체하거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하겠지만, 제조 현장에서는 휴머노이드와 인간과의 취업 경쟁을 목격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위험한 작업 환경이나 동작은 쉽지만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휴머노이드의 도입이 생각보다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VR, AR, 메타버스로 이어지는 가상공간 기술의 명맥이 끊어지려던 찰나, 애플의 비전프로 출시로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비록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며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애플은 항상 최초의 시리즈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빠르면 내년 가을 M5를 탑재한 비전프로 2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애플이기에 기대해 볼만하다는 평입니다.
또한, 메타는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글라스 '오라이언'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퀄컴, 구글과 손잡고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5년 하반기에는 주요 플레이어들의 본격적인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2025년을 주도한 다섯 가지 기술트렌드를 'SCARE'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기술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독립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컴퓨팅 기술의 발전은 AI의 도약을 가능하게 하고, 고도화된 AI 기술은 다시 스마트홈, 로보틱스, XR 기술의 핵심 동력이 됩니다. 또한 XR 기술 발전은 로보틱스의 정교한 제어를 가능케 하는 동시에 스마트홈 서비스와 결합하여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지금 핵심이라고 꼽은 기술 트렌드도 언제든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비해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 굉장히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ChatGPT 등장 이후는 더욱 그러합니다.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오히려 먼 미래를 전망하기보다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도 자신들은 장기 전략이 없다고 밝히며, 과도한 계획이 오히려 당면한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조언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정리한 핵심 트렌드는 현시점에서 바라본 유망 기술들이며, 앞으로도 꾸준히 기술의 흐름을 따라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