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 하면 떠 오는 건?
피..
쫌 무서운 느낌
어린 적 시장에서 본 기억 속
무엇인지도 모르는 물컹한 것의 색은 그랬다.
얼마 전
우리 동네에 정육점이 새로 문을 열었다.
오픈 기념 특가 세일 소식에 동네 아주머니들의 치열한 줄 서기
장 보러 나왔던 나는 엄마 손에 끌려
어느덧 그 대열에 끼여 대기 순서를 세고 있었다.
선지 판매합니다
정육점 한쪽에 있는 팻말 문구가 보였다.
약간의 짜증을 부렸던 나에게 엄마가 물었다.
"선짓국 먹을래?"
올 겨울 첫 번째
뜨근한 시래기 선짓국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재료
선지, 스지, 시래기, 콩나물, 파, 마늘, 국간장, 고춧가루, 생강
엄마는 해마다 이맘때쯤
김장 배추 우거지를 듬뿍 넣어
다소 번거롭긴 하지만 집에서 꼭 손수 정성껏 끓여 주신다.
엄마표 선지 해장국은 특히 담백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고기 향이 나는 국물을 잘 못 먹는 딸내미 입맛에 맞춰
기름기는 최대한 걷어내고 야채를 많이 넣는 것이 비법
선지에는 철분이 많아 빈혈에 좋다고 한다.
이번에는 특별히 우거지 대신 시래기를 넣기로 했는데
우거지 또한 비타민과 식이 섬유가 풍부하다.
무, 콩나물, 파, 마늘 등 듬뿍듬뿍 많이 넣고
육수는 스지로 내어 깊은 맛을 더 해줌.
스지
소의 사태살에 붙어 힘줄과 주위의 근육부위를 의미하는 筋(힘줄 근)의 일본식 발음.
약간 불투명하고 쫀득쫀득한 콜라겐 덩어리로 도가니와 비슷한 맛
엄마표 사랑 가득 시래기 선짓국
한 그릇 뚝딱 했더니
발바닥까지 금세 뜨거워졌네요.
어릴 땐 몰랐다.
어른들이 왜 뜨거운 선짓국을
후루룩후루룩 시원하다 하는지..
살아보면 자연스레 알아진다.
추운 계절 속이라도 뜨끈해야
매서운 세월 바람을 그나마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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