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6개월 전 입사 첫날, 꿈이 뭐냐는 선배의 질문에 이렇게 말씀드렸다. 당시엔 어떤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싶은지 명확하지 않았음에도 목표는 확고했다. 관심 분야를 디깅하고 아티클로 잘 풀어내는 에디터가 되는 것. 그래서 2년간 최대한 여러 분야의 브랜드를 인터뷰했다. IT, 패션, 심지어 인플루언서까지 다양한 브랜드와 이야기를 나누고 아티클을 만들었다. 관심 분야를 찾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매번 재밌게 작업을 이어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23년 1월, 팀에서 나만의 코너를 기획할 수 있는 찬스를 얻었다. 이제는 관심 분야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그동안 제작했던 아티클들을 보며 내가 어떤 주제를 가장 좋아하는지 살폈다. 모니터 앞에서 1시간 정도 작업물들을 보던 중 'F&B(Food&Beverage: 식음료)'라는 키워드에 눈길이 갔다. 가장 재밌었던 인터뷰 3개를 꼽아보니 전부 F&B 브랜드와의 시간이었다.
6년간 초등학교 생활기록부 장래희망 칸에 매번 요리사를 적고, 식품 스타트업 마케팅팀을 경험하고, 에디터로 정착한 나의 여정을 떠올려보니 '꽤나 오래전부터 음식에 관심이 많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F&B 브랜드를 주제 삼아 더 깊이 있고 분량이 긴 아티클을 제작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13개 F&B 브랜드를 탐험하다
2023년부터 지금까지 본업에서 F&B 브랜드들과 만난 순간이 매번 재밌고 소중했다. 국내 최초 수제 치즈 레스토랑, 직접 제조한 막걸리로 백년가게가 된 한식집, 베이글 하나로 월매출 3억 원을 달성한 베이커리, 국내 최대 규모의 전통주 박물관을 표방하는 주점, 동아시아 차를 큐레이션하는 카페까지.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활약하며 팬덤을 쌓아 온 인터뷰이분들의 이야기는 실전 비즈니스 그 자체였다. 7000~8000자 정도에 달하는 긴 분량의 아티클을 만들기가 처음엔 부담스러웠지만 작업할수록 확실히 깨달았다. F&B 브랜드의 이야기는 참 재밌다는 것을 말이다.
F&B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유
올해부턴 본격적으로 F&B 브랜드를 디깅하는 에디터가 되기로 결심했다. 3년 6개월 전, 선배에게 말씀드렸던 답이 드디어 완성된 셈이다. 비즈니스 아티클의 다양한 주제 중에서 F&B를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인사이트가 확실한 주제
성공한 F&B 브랜드의 경쟁력은 '맛'에서 비롯된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이미지와 힙한 인테리어 또한 경쟁력이 될 수 있지만, 맛의 완성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브랜드 외형에만 힘을 쏟는 건 무의미하다. 그렇기에 팬덤이 두터운 F&B 브랜드 대부분은 맛의 '한 끗' 차이를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이야기를 갖고 있다. 그리고 그 시행착오는 다른 산업군에 속한 독자분들에게도 유익한 인사이트이자 동기부여가 된다.
대중적인 수요가 있는 주제
사실 에디터로서 자신이 다루는 분야의 대중적인 수요를 아예 간과하기는 어렵다. 콘텐츠 성과, 개인의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일정 규모의 독자분들이 좋아하실 만한 주제를 선정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F&B는 많은 분들에게 관심도가 높은 주제다.
올해도 다양한 F&B 브랜드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어떤 브랜드와 만날지는 모르지만 한편으론 그래서 더 설렌다. 세상은 넓고, 맛있는 음식도 많은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