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 집 앞 비디오 가게와 홍콩 영화의 추억

우리의 작은 놀이터

by Joy


그 시절, 우리 집 앞 비디오 가게


시골 마을, 작은 놀이터

어렸을 적, 우리 집 앞에는 작은 비디오 가게가 있었다.

그곳에는 늘 눈길을 사로잡는, 너무나도 멋진 사장님이 계셨다.

“어떻게 이런 시골에 저렇게 멋진 분들이 계실까?”

그 생각은 늘 마음속에 맴돌았다.


첫걸음은 오빠들을 따라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되었다.

그 시절, 홍콩 영화가 대세였다.

마치 모두가 주윤발이 되고, 모두가 왕조현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우리 형제는 홍콩 영화에 푹 빠져,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비디오 가게를 드나들었다.


비디오 가게는 우리에게 놀이터였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지 못하듯, 우리는 새로 들어온 비디오가 있는 날이면 신나서 모여들었다.

그때 즐겨 보던 영화는 《영웅본색》, 《첩혈쌍웅》, 《종횡사회》, 《도신》, 그리고 성룡과 강시 영화까지.

보다 못해 수십 번씩 돌려보기도 하고, 배우들을 따라 흉내 내며 장면을 재현하기도 했다.

심지어 배경음악을 따라 연주해 보며, 홍콩 영화의 세계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성룡, 여명, 장만옥, 왕조현, 양조위, 유덕화, 장국영, 주윤발, 곽부성, 홍금보…

그 시절, 홍콩 배우들은 지금의 K-팝 스타들처럼 우리에게 신기루 같은 존재였다.

책받침 굿즈까지 나올 정도로, 홍콩 영화는 어린 시절을 풍성하게 채워주었다.


영화가 주는 기쁨은 우리 형제에게 공통분모가 되었다.

영화를 보는 날이면 단결력이 최고조에 달했고,

새로운 영화가 들어오면 환호성을 지르며 모여들었다.

“새로 들어온 것 없어요?” 하고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던 기억이 선명하다.

사장님은 우리를 참 귀엽게 보셨다.

우리가 몇 번이고 같은 영화를 빌려가도 웃으며 맞아주셨고,

좋아하는 영화는 심지어 카피까지 해주셨다.

그 시절에는 복사가 불법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고마운 기억이다.


영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배우들의 모습에 동경하고, 그 나라의 문화를 꿈꾸며,

어떤 친구들은 배우가 되기를 희망하기도 했다.

한국을 찾은 배우를 TV에서 보기 위해 약속처럼 달려가 앉아 있던 시간도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그 시절의 장면들은 여전히 눈앞에 선하다.

그 시절의 기억은 우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일 것이다.



문득, 그 시절 멋있던 사장님, 아름다우셨던 사장님이 어떻게 지내실까 궁금해진다.

그분들의 아이들도 어디선가 살아가고 있겠지.

만나면 쏟아낼 이야기가 너무 많을 것 같다.


추억이라는 것은 참 신기하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 시절의 나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잠시 힐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