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
햇빛이 선물처럼 내려온 하루
한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모처럼 아름다운 햇빛이 비추는 아침을 맞이했다.
오랜만에 캐나다의 교회에 가 예배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작은 야채 가게에 들러 호박과 감자, 파프리카를 아주 조금 샀다.
지금은 크레마 카페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오랜만에 찾은 이곳의 커피는 여전히 맛있었고, 마침 우리에게 꼭 맞는 자리도 하나 비어 있었다.
괜히 마음이 놓여 아주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할 일을 하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창밖을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서로 다른 피부색과 얼굴, 다양한 언어를 품은 사람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 나라의 풍경을 다시 한번 실감하며 나는 다시 눈을 내려 글을 이어간다.
오늘 예배의 설교에 대해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예전에 마음속에 품어두었던 작은 소망을 꺼내 보았다.
지금 해야 할 일들, 이 시기에 꼭 마쳐야 할 일들을 다 해낸 후에
노년에 건강만 허락된다면,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가 함께 살며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남편은 내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알고 있다. 삶을 더 가치 있고 풍요롭게 살아가는 방법이 무엇인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같은 마음을 나눌 수 있음에 다시 한번 감사가 밀려왔다.
이제 곧 해가 진다.
이곳의 겨울밤은 유난히 길다. 오후 네 시면 어김없이 어둠이 내려앉는다.
해가 일찍 지니 하루가 더 빨리 마무리된 느낌이 든다.
올해도 시간은 멈춤 없이 흘러가고 있어 아쉬운 마음이 스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알아차릴 수 있는 조금의 여유가 마음에 남아
오늘은 감사가 더 큰 하루로 기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