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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잠 Feb 11. 2024

막걸리가 10만 원이 넘다니

10만 원 넘는 막걸리라니…. 100만 원이 넘는 막걸리도 있다니 깜놀 할 일이다.


따지고 들면 와인도 막걸리도 재료가 다른 발효주인데 와인은 몇십만 원 주고 사면서 막걸리는 사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와인도 막걸리도 금액은 천차만별일 수 있는데...



지갑이 두둑하지 않던 때 500원이면 막걸리 한 통과 새우깡을 살 수 있던 시간이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막걸리는 가난했던 주머니 사정으로도 부담 없이 구할 수 있는 음식이었다. 나른한 오후 고된 노동의 시간을 잠시 멈춰두는 때에 시원하게 목을 적시며 마실 수 있는 가벼운 음료이기도 하다. 지난 시간 동안 배인 '서민의 술'이라는 인식 때문에 10만 원이 넘는 막걸리가 당연히 낯설 수밖에 없다.


캠핑하러 다니면서 그 지역 막걸리를 꼭 한 통씩 구입하는데 해창 18도는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술이었다. 아니면 고가로 내 눈에 아예 띄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처음 보는 이름이라 검색하니 해창은 고급 막걸리 생산으로 이미 유명했다. 100만 원이 넘는 것도 있다고 하여 사람들에게 호불호의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았다.


지인이 구입 한 해창 18도 막걸리를 마셔보게 되었다. 막걸리 통에 아예 큰 글씨로 출고가 11만 원이라고 표시해 놓은 것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나온 건 업체에서 '사람의 심리를 잘 이용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다양해서 막걸리계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을 듣고 구입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농도가 진득한 것이 이미 알고 있는 막걸리와 매우 달랐다. 이미 알고 있는 향도 있지만 살짝 사과 향도 나는 것이 꽤 신선하게 느껴졌다. 발효 방식이 다르고 맛도 분명히 다르고 국내산 재료로 만든다는 장점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더라도.... 나는 쉽게 살 수 없을 것 같다. 와인은 몇 년 셀러에 넣어 두어도 마실 수 있지만 막걸리는 일단 보관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에서도 내겐 너무 먼 금액의 막걸리다.




아직은 내 주머니 사정을 안타까워하며 쉽게 사서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막걸리가 내 취향인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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