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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에세이

아이들에게 사교육은 필요한가?

by 인드라망




우리는 학창시절의 교육과 성인이 된 후의 교육이 다르다고 착각한다. 입시를 위해서 존재하는 교육이 따로 있고 꿈이나 목표(이를테면 직업을 가지는 것, 사업을 진행하는 것)를 위한 교육이 따로 있다고 믿는다. 어차피 우리는 평생 공부하게 돼있는데 대학교만 가면 공부가 끝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무언가를 배우는 데에 숨겨진 공부법이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공부법은 사람들의 수만큼 존재한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우리는 학원이 가지고 있다고 굳게 믿는다. 우리는 공부에서 스스로가 왜 부족한지 이미 알고 있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오래 공부하면 된다고 말이다. 그런데도 공부에 무슨 비결, 비법, 꼼수, 요령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답 자체가 없는 질문에 계속 답을 찾으려고 한다. 답은 스스로가 찾아야 한다는 걸 어른들은 이미 말해주었다.




동네 학원은 교육의 근간을 썩게 만드는 해충 같은 존재들이다. 마음 같아서는 동네 학원들을 싹 다 철거시키고 인터넷 강의만 남겨두고 싶다. 인터넷 강의는 그나마 낫다. 인강 강사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극소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업의 질이 높다. 그에 반해 동네 학원은 오랫동안 터주대감처럼 자리잡아서 주변 학교와 학생들에 대해 참견이 많다. 모르는 부분을 물어야겠다면 학원이 아니라 학교의 담당 과목 선생을 찾아가라. 학교 선생들은 자격시험으로 검증된 이들이다. 교사는 지식 전달을 위해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교육자는 학생들에게 끈기와 인내를 심어주는 존재이다. 학생들이 꿈과 목표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존재이다. 어디 대학교를 갈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해주는 사람이 아니다. 어떤 직업을 가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지, 편한 삶을 살 수 있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학원은 오히려 반대이다.




종종 어떤 학생들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걸 목격할 수 있다. 공부는 IQ로 하는 것이고 편하려면 공무원이 돼야 하고 직장을 구하려면 문과보다 이과를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말들은 내가 고등학교를 입학하기 전에도 들었고 졸업한 후로도 계속 듣는다. 대체 누가 이런 말을 퍼뜨리는 것일까? 스티브 잡스한테 가서 그래도 편하게 살려면 공무원이 돼야 하냐고 물을 건가? 일론 머스크를 찾아가서 문과는 테슬라나 스페이스엑스에 취직할 수 없냐고 물을 텐가? 애초에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는 걸 우리는 알 수 있지 않은가. 이런 질문들을 하는 사람들은 삶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 나는 이런 사고를 학원 선생들이 퍼뜨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삶에 굴복한 패배자들이 사회에서 계속 그런 말을 반복하고 있다. 그들은 여태까지 대체 무슨 교육을 받아온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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