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죽고 오래 살면 우짜꼬?
요즘 내가 어르신들께
자주 듣는 말이다.
예전에는
“오래오래 사세요”가 인사였는데
지금은 그 말을 건네기가
왠지 조심스러워졌다.
팔십이 넘은 어르신들 중에는
더 오래 살까 봐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다.
그나마 건강하신 분들은 괜찮지만
몸이 여기저기 아파
매일 병원을 다니시는 분들은
“이렇게 살 바에야 죽는 게 낫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신다.
그런 말을 듣고 있으면
나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괜한 위로는
오히려 공감되지 않는 말이 될 것 같아
입을 열기가 조심스럽다.
처음엔
내가 뭔가 해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르신들을 만나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애를 써도
특별히 해드릴 수 있는 건
많지 않다는 것을.
그저
각자의 삶을
그대로 인정해드리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생각이 나에게로 돌아왔다.
나도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나.
나는 그동안
너무 잘하려고 애쓰며
나를 괴롭혀 왔다.
잘하려는 마음이 문제가 아니라
그 애씀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였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내려놓아 보려 한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자.
잘해야 한다는 말도 내려놓자.
그냥 나를 받아들이자.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을 인정하자.
비교하며 용쓰다가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고
그냥 나를 나대로 두자.
좀 못하면 어떻고,
좀 틀리면 어떻노.
좀 느리면 또 어떻노.
손가락질 좀 당하면 어떻고,
좀 가벼워 보이면 또 어떻노.
나는 그동안
너무 조심하며 살았고,
정답만 찾으려 했고,
팽팽하게 버티며 살아왔다.
…이제는
조금 느슨해져도 괜찮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어르신들 옆에 설 때도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무언가를 해드리려 애쓰기보다
그저 함께 있는 것.
이제는
그걸로 충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