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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소년 Oct 14. 2022

나다운거 그거 어떻게 하는건데

나다움이란 뭘까.


스스로를 객관화 하고 정의하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기에 두려운 것도 사실.


편협하고 이기적이고 급한 성격 탓에 이리 저리 튀는 말로 후회해 본적이 많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굳어져가는 사고로 인해서 고정적이고 삐딱한 시선 역시 쉬이 고쳐지지 않는다.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나의 말로 인해서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불편함을 야기시키는 건 또 싫어서 여러번 거르고 거른 말을 건네다 보니 대화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나열해보니 자괴감이 밀려오는군..) 한 없이 좋게 보자면 입바른 소리를 못한다는 정도? 좋으면 좋고 싫으면 주저없이 돌아서는 성격이기도..여성은 예외..


이미 나를 알고 있는 이를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려니~하는 것도 있고 긴 시간동안 쌓여온 나에 대한 필터가 저절로 작동하거니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외면하지 않고 주욱 관계를 이어왔기 때문에. 참으로 고맙고 안심이 되는 오래된 인연들.


그래서인지 새로운 사람이 어렵다. 나를 숨겨야 하기 때문이다. 마주보고 있는 상황에 '당신의 말을 경청하고 있습니다' 라는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보내줌과 동시에

다소 공격적일 수 있는 말투와 하이톤, 쉽게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는 프로세스를 끊임없이 작동시켜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인연(그러니까 남여를 막론하고)을 맺는 법도 장소도 수단도 잘 모르는 전형적인 집돌이 스타일인 것이다.


아, 좋은 점도 있다. 분명..있을 것이다.있지 않을까?있어야만 한다.


 거짓말을 싫어하고 애매하게 돌려 말하는 것 역시 서툴다. 호감을 연기할 수 없고 좋아하는 것을 감출 수 없다. 불편한 건 싫지만 내사람을 위해 감수할 의지는 충분하다. 끈기는 없지만 인내심은 강하다. 마음을 준 사람이 설사 사람을 죽이고 온다해도 합당한 이유가 있을거라 믿을 것이다.(이것이 나의 과격하고 편협한, 단점이라 할 지라도)

 

온전히 자신을 들어내고 사는 사람이 몇 이나 될까. 누구에게나 장점과 단점이 있고 선과 악이 공존한다. 끝도 없이 선한 사람이라면 세상천지에 알려지고 역사에 기록되고 위인전이 만들어 지겠지. 불행히도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나서지도 희생하지도 감싸안지도 못 한다. 슬프게도 이게 나다.


나답게 산다는 건 더러 타인에게 오해를 사고  좋지 않은 인식을 심어주며 결과적으로 나를 싫어하고 기피하게 만들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수 없고 그럴 필요가 없다는 사실과 더불어.


그러므로 나답게 산다는 건 솔직하게 직진.

세상엔 없는 말 일 수 있지만 내 마음안엔 틀림없이 있는 말일 거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사람.


뭐..그정도일까?


어렵구나 나답게 산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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