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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nett May 17. 2023

멜론(Melon)의 VoC 수집 체험기(?)

그런데 이제 플랫폼 간 음질 비교와 넋두리를 곁들인...


Intro


나는 대학 시절부터 직장을 다니면서도 약 5년 간 밴드 활동을 하며 크고 작은 공연을 약 100회 가량 했던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을 기반으로 이전 직장에서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A&R 역할을 맡아 많은 음원들을 스튜디오에서 프로듀서와 듣고, 때로는 녹음을 직접 하면서 듣다보니 약간의 단점 아닌 단점이 생겼다.


듣는 귀만 고급이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특히 대학 시절에는 이른 바 홍대병이 심해져 남들이 안듣는 음악들을 들으며 알바비를 모아 수십만원짜리 이어폰과 실내 음감용 헤드셋을 따로 챙길 정도였다. 


특히 밴드 활동을 겸하다보니 한창 음악을 할 때는 악기 음이 튀는걸 잡아낼 정도로 예민했지만, , 대학 졸업을 한 뒤에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예전처럼 보컬 외에는 잘 들리지 않아서 그냥 적당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 음질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음악이 나에게 주는 의미가 조금 달라졌달까.


그래서 요즘은 집에서나 운전할 때나 주로 유튜버들이 잘 모아준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해서 음악을 듣는 편이다. 다만 운전하며 적당히 신나는 노래를 틀기엔 그럭저럭 나쁘진 않지만, 아무래도 정식 음원을 영상을 통해 듣는 것이다보니 음질이 뭉개져서 깔끔한 음원을 듣고 싶을 때엔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 아쉬움이 임계점에 도달했을 무렵, 카톡을 통해 멜론을 2개월 간 100원에 들을 수 있는 프로모션 광고메시지가 왔다. 타이밍도 알맞게 광고가 왔기에 멜론을 바로 결제하고 음질을 비교해보았다.

 

차량에서 카오디오로 들은 기준이라 객관적이진 않을 수 있지만 멜론은 악기가 밸런스가 잡힌 상태에서 보컬이 악기 위에서 조금 더 도드라지게 믹싱(또는 마스터링)이 된 느낌을 받았다. 


그에 반해 YT는 중음부가 매우 약한 대신 저음부를 조금 더 강조한 듯 했고, 멜론에 비해서는 약간 뭉개진 느낌을 받았다. 유튜브에 영상으로 올라와있는 것은 애초에 음질로 듣는 곡이 아니니까 논외로 치고...


결론은 매우 만족했다는 내용이다. 



멜론의 VoC 수집 체험기



그렇게 멜론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온 것은 일주일 전 쯤이었다.

보통 이런 전화는 잘 안받기에 잠시 고민했지만, 최근에 멜론을 결제해서 이용하고 있기에 무슨 말을 하나 궁금해서 전화를 받았다.


(시간이 지나다보니 기억이 중간중간 끊겨서 약간 내용을 각색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멜론입니다. OOO님 되시죠? 이전에 VIP 회원이셨는데 최근에 다시 멜론을 결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에 다시 멜론을 이용해주시는 고객님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설문을 진행하려고 하는데 시간 괜찮으실까요?" 


아. 이것은 내가 PM을 준비하며 수업에 들었던 VoC 수집이 아닌가.

역시 평소였다면 귀찮아서 안했겠지만, 시간은 있고 뭔가 갑자기 무슨 질문을 하는 지 궁금해져서 설문을 진행했다.


대충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1. 과거에 멜론을 해지하시고 그동안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셨는 지

2. 이용을 안했다면 왜 이용을 하지 않으셨는 지

3. 현재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불편한 점 있으신 지

4. 기타 등등(사실 나머지는 기억이 잘 안남;;)


대답의 내용이 중요했다기보다 응답을 마치고 4가지 느낀 점이 있었다.


1. 멜론처럼 큰 기업에서 이 해지한 뒤에도 다시 결제를 한 충성 고객들을 대상으로 이렇게 고객 경험과 서비스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관리와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는 점


2. 기본적으로 고객 입장에서 갑작스러운 전화 방식의 VoC 수집은 응답률이 매우 낮을 수 밖에 없을텐데, 그럼에도 진행하는 이유는 그 낮은 응답률에도 응답을 해주는 고객들은(특히 나처럼 과거 VIP 등급의 고객이었던 멜론 서비스에 대한 충성도가 그만큼 높기에 VoC의 가치가 판단하고 수집을 하는 것인지 궁금해졌다는 점


3. 직접적인 VoC 수집은 사실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응답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고객센터 직원의 한마디 외에 소수의 응답자(과거 MVIP나 VIP 고객 중 다시 결제를 하는 사람)에 대한 별다른 보상이 없어 리워드를 제공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는 점(큰 보상이 아니더라도, 멜론이니까 메로나 기프티콘 정도면 받으면서도 피식하지 않았을까ㅎㅎ


4. 과거 우리 서비스를 이용했던 고객들과 미래 고객(잠재 고객)을 유입시키기 위한 요소들을 기획 단계에서 계속 고민을 해야한다는 점



오늘의 나는 에이전시를 가게될 지 인하우스를 가게될 지, 혹은 전혀 다른 일을 하게 될 지 아직은 안개 속이지만, 어디에서 일하더라도 지겹도록 들었던 고객 중심이라는 말을 잊지 않아야겠다.





ps, 혹시 멜론 관계자분이 이 글을 보게 되신다면 멜론 PC 플레이어에도 앱플레이어처럼 '현재 듣는 곡과 유사곡 추천 기능'을 추가해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그 때 살짝 당황해서 고객센터에 말을 못했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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