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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은호 Aug 20. 2020

MyData(마이데이터)

손해보험업에서 3년 동안 일을 하면서 느끼는 점, 생각들을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통해 정리하고 있습니다. 최근 금융업계 전반적인 관심사는 마이데이터 입니다. 마이데이터는 정보주체 데이터에 대한 Ownership과 Controllability를 본인에게 부여하는 ‘자기결정권 중심’모델입니다. 따라서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을 통해 고객이 금융을 향유하는 방식에도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기존 금융업의 행태를 벗어나 좀더 고객중심적인 서비스 제공이 요구될 것입니다.



[출처] https://wowtale.net/2020/06/12/mydata-finalists-2020/


올해 8월 마이데이터 허가 절차가 시작되고 내년 2월에 마이데이터업 개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럼 마이데이터 시대를 대비한 보험사로서의 과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마이데이터는 금융업의 속성보다는 모바일 플랫폼 업으로의 속성이 더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전통 금융사는 보유한 데이터의 제공자로서 경쟁력 훼손과 위기를 맞을 수가 있습니다. 기존 금융사가 독점하던 데이터를 점진적으로 개방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이익을 얻던 금융사들의 사업모델 변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금융사의 서비스를 쓰지 않아도 해당 회사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다는 점, 고객과의 접점을 플랫폼에 완전히 빼앗길 수 있다는 점이 예상됩니다. 이 플랫폼은 고객 데이터와 세일즈 기회를 독점할 것이며, 기존 금융사들은 플랫폼 내부로 진입하기 위해 막대한 사업비를 써야 할 것입니다.


또한, 플랫폼 비즈니스가 강화되면서 플랫폼 자체가 보험 자문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막대한 데이터를 가진 플랫폼은 개인 보험 상품 제시 또는 고객을 대신하여 회사와 협상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카카오에 편입된 인바이유가 좋은 예시일 것 같습니다.

기존 금융사들은 플랫폼(자문사) 맞춤형 전용 상품 출시를 위해 경쟁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플랫폼이 주도하는 생태계에서 금융사의 협상력이 감소하면서 금융사가 지불해야하는 비용이 증가할 것입니다.


이런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보험사들은 3가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쨰로는 편의성입니다.

온라인 제판분리시대, 타 플랫폼에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가입 편의성을 증대시켜야 할 것입니다. 現 플랫폼에서 고객 진입 – 인증 – 결제 3단계로 나누어진 프로세스는 아직 고객 편의성을 100% 만족하게 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험상품 판매사업자와의 별도인증 및 결제 플랫폼을 이용해야 하는 부분을 플랫폼 내부로 통합시키면서 고객 편의를 증가시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기존 복잡한 보험상품을 단순화시켜 고객의 보험상품에 대한 장벽을 낮춰야 할 것 같습니다.


두 번쨰로는 보험상품에 대한 경쟁력입니다.

배타적 사용권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상품은 대부분 천편일률적입니다. 현재 영업전략은 판매 수수료를 통한 push 영업에 최적화되어있고 앞으로의 플랫폼 비즈니스(pull 모델)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보험상품의 개별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기존 설계사들의 노하우와 함께 개인적인 신체 건강 요소를 고려한 상품설계 알고리즘이 요구될 것 같습니다. 현재의 상품개발은 나이, 성별, 직업 등의 제한적인 요소만 고려합니다. 외부 데이터와의 연동 및 웨어러블 기기와의 연동을 통한 사용자 로그데이터 확보가 보험사의 주요 역량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인수심사 단계에서, 모든 고객들에게 같은 심사기준을 가지는 것도 개선돼야 할 것 같습니다.

모든 계약청약자들에게 3년 이내 수술 여부 / 입원 여부 같은 똑같은 심사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고객마다 현재 건강상태가 다르고, 식습관이 다르기에 개별화된 심사규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세 번째로는 앞 두 글에서 언급한 '고객서비스'입니다.  

(글의 완결성을 위해 한번더 언급하겠습니다.)

보험상품이란 계약자가 위험으로부터 보장받기 위하여 보험자에게 보험료를 지불하고 구입하는 상품을 뜻합니다. 글자 그대로, 위험에 대한 대비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험은 실제 손해가 나기 전 까지 그 필요성을 잘 모릅니다.

보험 가입에서부터 실제 사고까지를 1~10 scale의 자로 보겠습니다.


시간을  축으로 둔, 보험 timeline


여기서 보험 가입이 1 , 실제 사고가 8이라고 하면, 현재의 보험 시스템은 2~7까지의 역할을 못 하고 있습니다. 즉, 고객 입장에서 보험에 가입한 후, 관심이 낮아지다가(또는 그 필요성을 못 느끼다가) 실제 사고가 나면 그 소중함을 깨닫는 구조입니다. 생계가 어려워지면 보험부터 해약하는 것도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보험사가 2~7 scale의 범위 역할을 못 하는 것에 따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험사의 ‘앞단’에서의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앞으로의 보험은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Although) 사고가 난다면, 보험금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는 생각을 합니다. 보험상품의 개인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와 더불어, '서비스' 제공에 따른 판매전략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의 보험상품은 예방 의학처럼, ‘실제’사고에서부터 사고 ‘예방’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암보험에서의 암 ‘진단비’, ‘재진단비’ 등이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위에서 정의한 여섯 번째 scale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보험사는 '서비스'를 통해 이것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중 하나는 헬스케어(종합건강자산관리)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헬스케어 산업은 제약산업부터 웨어러블, 뷰티산업까지 광범위합니다.

현재 많은 보험사가 의료 및 웨어러블 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맞춤형 보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파악을 통한 맞춤형 담보 제공, 걸음 수, 운행 방식에 따른 보험료 할인 등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현재는 모든 서비스가 결국에는 영업 '거리’를 위한 ‘보험료 할인’ 마케팅용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저는 헬스 운동을 좋아합니다. 트레이너로부터 운동도 배우곤 합니다. 피티를 진행할 때마다 저의 몸 상태, 근육 발달상태에 대해 친절히 상담해줍니다. 플랫폼이 온라인에서 고객과의 접점이라면, 헬스 트레이너, 수영 선생님 등은 오프라인에서 최접점을 가지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티를 받을 때마다, 보험사에서 트레이너를 고용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트레이너를 통해 판매 채널을 확보하자는 것이 아니라, 트레이너를 통해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의미입니다. 헬스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보험 상품 안에 트레이너 상담 서비스가 포함돼있다면 누구보다 빨리 당 상품에 가입할 것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도 보험 '상품'과 동시에 헬스 트레이닝 상담을 받을 수 있다면 (물론 보험 ’에는 관련 사업비가 포함돼서 보험료가 증가할 수도 있겠지만) 손해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보험 '상품’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비스가 상품에 대한 유인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가 좋은 예가 될 수 있겠습니다. 제 주위 현대카드를 쓰는 지인 중 적지 않은 비율이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에 참여하기 위해 현대카드 가입을 했다고 합니다. 현대'카드'에 대한 상품 매력보다는 제공되는 '서비스'매력으로 인해 가입한 것입이다.


앞으로는 모든 금융 상품에서 '서비스 측면’이 더 강조될 것 같습니다.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는 각 금융사의 역량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는 ‘종합 건강관리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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