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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야 오늘은 Nov 03. 2020

어른이 되는 밤

오늘도 잠이 오지 않습니다.

초저녁에 잠에 들어버린 탓일까요?

아니면 내내 다친 다리가 아파서 그런 걸까요?

밤만 되면 잊고 있던 상념들이 눈 앞을 까맣게 만들기 때문일까요?


우리는 참 시달리는 삶을 살고 있는 터라 이렇게 휴식이 어렵기만 한가 봅니다.

그저 잘 살고 있다 생각하며 걸어왔는데

짐을 내려놓으니 문득 잘 사는 것은 무엇인지,

사람답게 사는 것은 무엇인지,

기본만 지켜도 반은 간다는데 새삼 그 기본을 지키며 살아가는 이들이 몇이나 되는지,

어른스러움이란 나 자신을 속여가며 감정을 죽이는 법을 아는 것인지,

솔직하지 못한 자신조차도 받아들이는 것이 어른인지,

나는 바른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지,

나를 향한 물음들이 발목을 잡습니다.


그제서야 나는 여지껏 나란하 걸어오던 내 인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그와 마주 봅니다.

수많은 물음에 붙잡힌 나를 두고 그가 먼저 가버리지 않도록, 천천히, 찬찬히.


그와 못다 한 이야기가 많아 눈이 감기지 않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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