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하고, 못하는 것을 찾고, 잘하기 위해 행동하기
요즘 꾸준히 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영어공부, 두번째는 피아노 연습이다.
영어공부는 몇년 전부터 간헐적으로 해왔었다.
처음 한두달 동안은 출근길에 음악을 들을때도 전부 영어로 된 팝송으로 듣다가, 어느새 현생에 치여서 스르륵 잊혀졌다.
그리고 또 다시 바쁜일이 끝날 때 쯤이면, 마치 오래된 숙원사업을 꺼내듯 어느 새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이번 달에는 사내 클래식 연주 동호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맡게되었다.
어렸을 때 동네 피아노학원을 그만둔 후로, 틈틈히 생각날때마다 혼자 피아노를 치다가,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한번도 피아노를 친 적이 없었다.
본업이 아닌 것에 진심이기는 힘들다. 그래도 어렸을 때 배웠던 것이 아까워서라도 계속 하고싶었다.
영어와 피아노는 많이 닮아있다.
딱히 엄청난 비법이나 스킬이랄게 없다. 그냥 계속 반복, 반복, 또 반복하다보면 능숙해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냥 반복하면 안된다. 메타인지가 필요하다.
내가 지금 잘하는 점과 못하는 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못하는것을 개선하려면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스스로 계획하는 것이다.
흔히 메타인지 능력이 좋은 사람이 공부를 잘한다고들 한다. 그 말이 어렸을 때는 무엇인지 잘 몰랐는데, 다 큰 성인이 되어서야 몸소 느끼는 중이다.
어렸을 때는 피아노 선생님이 항상 옆에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려주셨다.
‘이 마디에서는 손가락을 세게 또박또박 눌러라’, ‘이 마디를 50번 반복해서 연습해와라’, ‘이 음정은 두번째 손가락으로 눌러라’...
그러면 나는 그 말을 충실하게 따라서 했다.
지금은 선생님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계속 틀리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표시해두고, 여러번 반복한다.
아무리 반복해도 손가락이 잘 안따라주는 부분이 있으면, 내가 편한 방식으로 바꿔서 치기도 한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미드 속 배우의 대사를 따라하는 쉐도잉을 하고 있는데, 문제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 표현도 따라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여기는 천국인가요, 아니면 지옥인가요…?”와 같은 판타지스러운 대사…)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가 오늘 하루동안 실제로 내뱉었던 말을 영어로 바꿔보는 과정을 추가했다.
그랬더니 1:1 프리토킹을 할 때 훨씬 더 도움이 되었다.
피아노, 영어, 그리고 일
어제 회사의 리더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스스로 파악하고 실행하는 사람’이 진짜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100% 동의한다.
회사에 처음 왔을때는 ‘이 다음 단계에서는 ~를 해봅시다’라는 말을 듣고, 그것을 충실히 해낼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군가가 지시를 내리기 전에, 내가 이 디자인을 하기위해 어떤 정보들을 수집해야하는지, 내 디자인을 누군가에게 설득하고 전달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 스스로 파악하려고 노력중이다.
그래서 피아노, 영어, 일은 모두 닮아있다.
1) 익숙해질 때까지 계속 반복한다.
2) 내가 못하는 부분을 파악한다.
3) 잘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실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