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귀에는 방울소리가 들리나요?

영화 <폴라 익스프레스>

by YONG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이날의 가장 큰 재미는 전날 밤 산타할아버지가 무슨 선물을 주실 까다. 어린 시절 산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모른 척 선물을 준비하는 부모님, 모른 척 아침에 선물을 받는 것은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물론 산타가 있다고 믿었던 시절,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그때에 느꼈을 행복감이나 기대감은 차원이 달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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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산타가 있는지 없는지 의심하는 주인공 소년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애니메이션이 굉장히 사실적으로 구현되었음을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그럴 것이면 굳이 왜 배우를 쓰지 않고 저렇게 사실적으로 그린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영화는 사실적인 인물 묘사와 환상적인 그림 배경을 조화롭게 구현하면서 동심이 깨지느냐 깨지지 않느냐의 기로에 선 소년, 소녀들의 감성을 건드린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조금 더 산타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기를, 어른들에게는 산타의 존재를 믿었던 그 시절에 대한 아름다움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를 위해 영화는 곳곳에 환상성과 동심을 서사와 긴밀하게 연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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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주인공 소년이 방울소리를 듣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그때 소년의 앞에 나타난 북극행 특급열차. 이 열차에서의 역장은 검표할 때 일반 열차와 다르게 특정한 글자를 새긴다. 이는 후에 아이들이 얻어가는 교훈과 연결되면서도 일상에서 탈출하여 환상세계로 진입할 것임을 예고한다. 일상과 환상의 연결고리로 ‘열차’는 많은 콘텐츠에서 사용된다. 짜릿한 속도감과 긴장감,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감을 감정 이입할 수 있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폴라 익스프레스>도 이 같은 기차의 특징을 활용한다. 그리고 열차가 닿은 미지의 세계는 산타마을이다. 아이들 앞에 펼쳐진 루돌프 떼, 춤을 추는 요정들의 광경이 아름답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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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환상성을 극대화하는 장면은 단연 요정들이 선물을 줄 아이들을 선별하는 작업을 주인공들이 보게 되는 장면이다.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 말 안 듣는 아이에게 선물을 안 주신다는 속설을 이용해 ‘너는 이번 한 번만 봐준다.’ ‘다음에도 또 그러면 선물 안 준다`라는 대화를 나누며 선물을 줄 아이를 선별한다. 산타할아버지는 무조건 있다고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거짓말이라며 믿지 않는 부분을 역으로 활용하여 더 그럴듯하게 꾸며낸 것이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소년이 들은 ‘방울소리’에 집중하게 한다. 그리고 엔딩 부분에서 이 ‘방울소리’는 산타를 믿는, 동심을 상징하게 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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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졌지만 구성은 마치 어른들을 위한 영화 같았다. 마지막에 어른이 된 소년의 목소리로 ‘당신의 귀에는 방울소리가 들리나요?’라는 내레이션이 흘러나오는데, 이는 마치 ‘내 귀에도 방울 소리가 들렸으면.’하는 어른의 마음이 담긴 것이다. 역장이 주인공들의 기차표에 글자를 완성하는 것도 어른이 되면서 가지고 싶었던 것들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너무 교훈적인 정리가 아쉬웠지만 환상세계로의 진입과 상상력으로 구현한 산타마을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인 영화였다.



2년 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던 날 쓰다.


크리스마스 날 보기 좋은 영화 추천합니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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