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일기

비처럼 스며들다.

by 오연주

신문지를 물이 있는 곳에 놓으면 금방 물을 흡수한다.

태풍이 북상중이라는데 우산을 쓰고도 빗물에 다 젖었다.

사람은 그렇다.

비처럼 스며든다.

30년이 넘어서 이젠 가족까지도 다 아는 친구들이나 지인들은 나에게 스며들어있다.

거리낌 없이 자신들의 모습을 뽐내면서 말이다.

내가 젖은 건지.

상대방이 젖은 건지 모르지만

세상살이에 큰 버팀들이 되어준다.

젖은 종이를 몇장 겹치면 무거운 걸 들 수 있듯이

늘 비처럼 스며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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