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일기

비 내리는 날

by 오연주

바람이 차가워졌다.

한두방울씩 비가 흩어지면서 얼굴과 옷등에 흔적을 남기기 시작하는 일요일이다.

오프를 좀 느긋하고 여유롭게 잠을 자다 깨서 활동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비가 온다.

제대로 들지도 못한 단풍잎들이 이리저리 비에 흩어지면서 빗자국 위로 살포시 이불처럼 덮힌다.

한적하고 별 바쁨 없이 단골 중국집에서 짜장면 한그릇으로 늦은 오늘 첫 한끼를 먹고는 겨울맞이 후드티와 스테이크용 호주산 소고기와 떡갈비를 사서 흔들거리면서 비는 모자티로 머리만 피하게 하고 집으로 들어온다.

비를 즐겨서 그런지 외출하거나 여행을 가면 어김없이 비가 내린다.

노랗게 은행잎이 텊힌 정동 이화여고 길이 생각나는 날이다.

이 비가 그치면 겨울이 성큼 다가설테지.

가을비가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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