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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aneur Mar 01. 2024

카페를 하라고?

Cafe Flâneur의 시작

 몇 년 전, 어머니가 삼청동에서 카페를 하셨던 적이 있다. 


 그 가게는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기에 굳이 상호명을 거론하지는 않겠다.


 내 기억이 맞다면 약 4~5년 정도 운영을 하셨고 규모에 비해 그럭저럭 장사가 꽤 잘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 연세가 드신 어머니는 힘드시다는 이유로 가게를 넘기셨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원래 본가 1층에는 우유 카페가 하나 있었다. 지금은 프랜차이즈화 되었는데 원래는 우리 집에 있던 것이 본점이었다.


 카페를 좋아하는 나도 사실 딱 한 번 밖에 방문하지 않았던 곳이긴 했다. 내가 작업하기에 용이한 공간도 아니었을뿐더러 커피가 그렇게 맛있는 집도 아니었다.


 그래도 꽤 장사가 잘됐었다. 코로나땐 특히 배달로 매출이 컸다고 했다.


 그런데 사업이 조금 힘들었는지 이제 이곳 영업을 그만둔다 했고 자연스레 다음 후발 주자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왔다.


 여기엔 조금 복잡한 이유가 있는데 어쨌든 월세를 받아야 대출 빚을 갚을 수 있었고 원래 있던 카페가 나가면서 월세가 빠진 것이다. 


 그래서 후발 카페가 들어와야 했는데 카페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다른 업종들만이 이곳을 탐낼 뿐이었는데 이게 부모님의 마음에는 들지 않았다.


 뭐 당연한 이유다, 중국집이 들어간 건물은 기름 냄새가 배어 집값이 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내 부모님도 그런 우려를 비롯해 카페가 아니면 안 된다라고 못을 박은 것이다.


 그런데 요즘 같은 시대에 레드오션인 카페가 그리 쉽게 들어오겠는가? 당연히 잘 들어오지 않았고 그렇게 허송세월 건물이 놀 위기에 쳐하자 부모님께선 내게 제안하셨다.


 "네가 카페를 운영해 볼래?"


 여기에는 물론 여러 이유가 있었다.


 월세를 메꿔야 한다는 부담감, 그렇다고 당신들이 운영하기엔 어려운 현 상황, 글을 쓴답시고 경제력이 거의 전무한 첫째 아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고 결과적으론 그 바통이 내게 넘어왔다.


 처음엔 괜찮은 생각 같았다. 나는 그럭저럭 운영을 해 나갈 자신이 있었고 언젠가 글로 성공한다면 카페를 하나 차려 작업실 겸 취미로 운영을 해 볼 생각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무엇이겠는가


 [가족 사업]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단어가 들어간 바로 그것 '가족'


 누구 하나 제대로 된 결정권자 없이 가족이 함께 힘을 뭉쳐 이 난관을 헤쳐나가자는 명목하에 시작된 것. 정말로 최악인 바로 그 상황이 다시 한번 내 눈앞에서 펼쳐졌다.


 물론 처음 시작할 때 나는 말했다. 내게 전권을 맡기고 내가 혼자서 운영하겠다고 그게 아니라면 나는 어렵겠다고


 왜냐하면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내가 의도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다면 내가 상상한 그대로 문제점들이 발생할 것이란 걸.


 그렇게 내게는 최악의 선택이 되어버린 부담감 넘치고 스트레스만 받고 그다지 달갑지 않은 카페 사업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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