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작가입니다.
사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이 오랜만이다.
연재에 집중하다 보니 이곳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고, 간신히 연재분 글을 쓰고 나면 지쳐서 쉬거나 놀아야만 했어서 무신경했다.
이제 연재도 끝마쳤으니 조금이나마 여행기나 추가로 몇 편 적을까 하고 고민하고는 있다.
연재를 처음 한 작품을 오늘 완결 냈다.
총 회차 203화.
연재기간 5월 20일부터 오늘 11월 11일까지, 총 176일.
카페와 겸하느라 벅찬 감이 없던 것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만족스럽다.
이제는 당당히 한 명의 작가가 됐다고 자부할 수 있으니까.
사실 첫 작품인 만큼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실상 독자들의 반응도 차가웠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필력에 관해서 욕을 먹지는 않았지만, 특히나 개연성 문제에서 상당히 비판을 자주 받았다.
내 능력이 부족한 탓이지만 댓글창이 다 그 내용으로만 달리니 조금 서운하기도 했다.
그래도 덕분에 많은 경험을 했다.
실제로 연재하는 기분을 느꼈고,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해서도 터득했다.
여기에 이제는 글을 쓰지 않으면 뭔가 안될 것 같은 강박 아닌 강박(?)이 생기기도 했다.
그만큼 이제 글을 쓰는 게 즐겁다.
이번 작품은 솔직한 평가로 망했다.
조회수도 적었고(시리즈라서 다운로드 숫자지만), 매출은 더더욱 적었다.
적어도 한 작품당 300~500 사이를 번다고 들었는데 나는 300이 되질 않으니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다.
인기가 있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댓글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많지 않았고, 꾸준히 봐주는 독자도 별로 없어 보였다.
그래서 망했다.
그래도 참 신기한 게 누군가는 봐주긴 했다.
어제만 해도 댓글이 달렸고, 그래도 소액이라도 돈이 들어오고 있으니 누군가는 결제해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적어도 그것만으로도 내게는 충분히 글을 쓸 이유가 됐다.
다만 더 실력을 늘려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긴 했다.
웹소설의 세계는 쉬워 보이지만 상당히 어렵다는 걸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첫 연재였다.
자그마치 1년, 대략 8권 분량의 책을 써냈는데 이것만으로도 스스로가 대단하다고 느끼고는 있다.
비록 성공은 거두지 못했지만, 꾸준히 단 한 번의 지각이나 펑크 없이 써냈고 심지어 겸업이었기에 더욱 힘든 과정 속에서 해냈다는 성취감이 있다.
덕분에 앞으로는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고, 노하우도 나름 생겼다.
그동안 재미없게 느껴졌던 다른 웹소설 중에서도 재미있는 것들을 발견해 내고 읽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한 걸음 더 성장했다고 생각이 드는 만큼 무의미한 연재 경험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차기작은 아마 다음 주면 바로 준비를 시작할 것 같다.
제대로 준비해서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싶다는 생각이다.
정말 무일푼은 아니지만 개미손똡만큼 벌어들이는 수익이 만족스럽지는 않다.
어디까지나 일단 글을 쓰기로 했고, 첫 스타트로 상업용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었으니 여기서는 돈을 벌어들이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는 게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차기작은 꼭 플랫폼에서 밀어주는 프로모션을 받을 정도로 만들어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나이도 찼고, 확실히 자리를 잡아야 된다는 중압감이 요즘은 크게 다가오고 있다.
방황한 시간이 아깝기는 하지만 다 내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살고는 있다.
그래도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작가란 이름을 달고, 글로 밥을 벌어먹고살며, 언젠가는 누군가가 알아봐 주어서 즐겁게 내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날을 목표로 오늘도 글을 써갈 생각이다.
일단은 브런치에다가 한동안 9월에 다녀온 여행기를 작성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슬슬 차기작 준비를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조만간 담당 PD와도 미팅을 할 생각이고, 다른 동료들도 오랜만에 만나 대화를 좀 나누어보고 싶다.
아무래도 내 일에 관해서 대화를 나누기에는 같은 업종의 동료가 가장 편하고 좋기 때문이다.
뭔가 어쩌다 보니 혼자 쓰는 일기처럼 마무리 짓는 기분이라 묘하기는 한데 가끔 이런 글도 써봐야 하지 않나 싶어서 대충 적어보았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또 달려야 할 시간이다.
이번에는 더 길게, 더 완벽하게, 더 뛰어나게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어디까지나 최종 목표는 진정한 작가로서 글밥을 먹고사는 것.
그날이 오기를 바라며 오늘 글은 여기서 마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