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속성 by 김승호
오랜만에 책을 읽었다. 이번에 여러 권의 책을 구매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먼저 읽은 책은 바로 김승호 저자의 '돈의 속성'이다. 그의 이름을 알게 된 건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그의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었을 때 나 역시 그의 책을 접했고, 새벽 강연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강연을 들으러 가기도 했다. 그의 팬은 아니었지만, 새벽에 그의 강연을 들으러 가는 사람들도 궁금했고, 새벽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그도 궁금했고, 그가 어떻게 성공했는지도 궁금했다.
그렇게 스노우폭스를 이끌고 있는 김승호 회장을 멀리서나마 알게 된 뒤, SNS를 팔로우했다. 그러던 어느 날 스노우폭스북스가 생겼고, 또 얼마 뒤에는 스노우폭스 플라워가 생겼다. 개인 SNS에는 전세기를 타고 여행을 하는 모습도 보았고, 그리고 책이 곧 출간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렇게 다시 그를 책으로 만난 것이다.
책은 3~4페이지씩 소주제로 나뉘어 있어서 생각보다 빠르게 읽힌다. 하나하나의 주제가 따로 떼어놓은 듯하지만 하나로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이번 책에는 돈에 대한 생각과 그의 자세가 나와있는데, 내가 최근 고민하던 것들도 적혀있었다. 내가 하는 고민을 해결해줬다기보다는, 내가 했던 고민이 제대로 된 고민이었구나, 라는 것에서 묘한 안도감이 있었다. 엉뚱한 방향으로 고민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무튼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종종 '월급'을 받고 일하던 안정적인 직장인 생활을 그리워했다. 그런데 최근 연간 계약을 하나 맺으면서 '월급'이 주는 안정감을 경험했다. 그때 알았다. 이렇게 연간 계약 몇 개만 있어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겠구나, 단 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는 사업을 해야겠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지? 까지가 내가 최근에 고민하던 것이었고 그것에 대한 이야기가 책에 나온다. 내가 계속해서 사업을 하면서 희로애락이 들쑥날쑥했던 건, 예측되지 않는 매출 때문이었다. 예측되지 않음이 나를 늘 불안하게 했고, 그 불안함이 나의 성장을 더디게 만들었고, 나의 도전을 멈추게 만들었다. 한동안 그 불안감이 다시 나의 도전을 멈추게 만들었는데, 오늘 다시 보관해두었던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꺼내 들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도전'밖에 없다는 것이 내가 이 책에서 얻은 유일한 한 가지다.
책의 첫 번째 소주제는 돈이 인격체로서 어떻게 작용하는 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나 또한 그처럼 돈을 정말 소중히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돈을 어떻게 보관하는 지도 유심히 살핀다. 요즘은 지갑에 현금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많이 없지만, 그래도 급할 때 쓰기 위하여 나는 지갑에 현금을 얼마 정도 들고 다닌다. (세상 일이란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므로) 나의 지갑에는 항상 돈이 가지런히 들어가 있다. 돈의 방향도 모두 똑같다. 내가 돈을 대하는 자세다. 이 돈이 쉽게 내 지갑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당연한 듯이 지갑에 돈이 있지만, 그 돈이 나의 지갑으로 들어오기까지 수많은 절차가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탔고, 수많은 사람들이 거래를 했다. 그런 돈이 내게 들어온 것이다.
돈뿐만 아니라 물건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적혀있고, 비즈니스를 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적혀있다. 최근 내가 잘 못하고 있는 부분도 언급되어 있어서 경각심을 가졌고, 일하느라 바쁘다는 핑계로 엉망이었던 방도 책을 다 읽자마자 정리했다. 지금은 깨끗한 방에서 글을 쓰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부자가 될 수 있다!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책 제목 그대로 돈이 가지고 있는 속성에 대해서 전방위적으로 훑어볼 수 있는 책이다. 나에게는 '내가 20대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