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 날 재산이 압류된 상태였고 경제적인 문제가 큰 폭탄을 맞은 거죠. ~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했었어요. 뭔가 맞아떨어진다. 지금 내 상황은 연기파 배우가 되기 위한 기가 막힌 과정이다.” - 하정우 (힐링캠프)
아주 오래전 힐링캠프라는 프로그램에서 배우 하정우가 나와 자신의 어려웠던 상황을 굉장히 초긍정으로 이야기했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어떻게 저렇게 생각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려웠던 경제적 상황을 그대로 인정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삶의 과정이자 자양분으로 삼았다.
나에게 22년도는 어느 순간부터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어려운 상황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나를 방어하면, 다른 곳에서 또 문제가 터지고. 다시 또 방어하면, 또 다른 곳에서 문제가 터지는. 마치 도미노처럼 모든 것들의 악순환이 시작됐다.
불안함과 두려움이 셀 수없이 나를 짓눌렀다. 당연한 일이었다. 힘든 상황을 달가워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 숨 가쁘게 달려왔던 21년도를 넘어오며 22년도의 시작은 조금 더 평탄하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기대는 어긋나기 시작했고, 쉴 새 없이 사건사고가 터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책무에 최선을 다했다. 몸담고 있는 모임에서도, 나를 개발하고자 하는 것도,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그저 최선을 다했다. 누군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활동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그것에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그저 내가 할 것을 하고 하루하루를 사는 게 나로서는 가장 큰 수양이었다.
올해는 아쉬운 소리도 많이 했다. 거절도 많이 당했고, 나 스스로에게도 실망도 많이 했다. 너무 힘든 날에는 내가 인생을 잘못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그저 최선을 다한 것밖에 없는데, 낭비를 하고 살지도 않았는데, 어째서 지금 이런 결과를 맞이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세계경제는 점점 더 안 좋아지고 있고, 기다렸다는 듯이 비즈니스 상황도 예년 같지 않았다. 잘못한 건 없는 것 같은데 내게 주어진 상황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럴 때마다 배우 하정우의 말이 떠올랐다. 지금 내가 겪는 시련은 무언가 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는 그 말이 떠올랐다. 온갖 시련을 겪은 후에 내가 마주하게 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시련이 달가운 적은 없었지만, 결말이 아니라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편했다.
22년도는 내게 빠르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묵직했던 하루들이 많아서인지 생각보다 나의 인생에서 참으로 느리게 흘러갔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고, 매일매일 주어지는 과제를 마주 대하다 보면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싶을 때가 하루에도 수백 번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에게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중이다.
온전하지 않은 영역을 발견하면, 온전함 회복을 한다. 그리고 나는 어렵고 힘들었던 나의 지금을 선택한다. 저항하고 회피하는 것 대신에 지금의 나와 나에게 닥친 모든 상황을 선택한다. 거기에 서서 행동하고, 또 행동한다.
뭔가 맞아떨어진다.
지금 내 인생은 행복하고 자유로운 사람으로 살기 위한 기가 막힌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