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어떤 글을 쓸 건데?

글은 나를 비추는 거울

by 웅사이다

센치하게 감상에 젖고 싶은 날이면 정승환의 “보통의 하루”라는 곡을 듣는다. 첫 소절이 시작하자마자 바로 ‘이런 감성이지~!’라는 생각을 하며 듣는다. 지나가면서 들어도 바로 알아챌 수 있는 그런 목소리 그리고 그 만의 감성. 어느덧 나의 플레이 리스트를 채운 정승환의 목소리에서는 그가 또렷이 나타난다.


출처 : http://m.newspim.com/news/view/20141208000023


예전에 유튜브에서 봤던 정승환의 K-pop 스타 무대가 기억난다. 내가 평소에 들었던 정승환 목소리 그대로 고등학생의 모습으로 부르던 그가 참 신기했다. 어떻게 고등학생이 저런 감성을 노래로 표현할 수 있나라는 생각을 했다. 심사위원이었던 박진영도 “기존 가수처럼 부르지 말라는 게 바로 이런 걸 보고 말하는 거다”라고 했다. 내가 듣기에도 기교나 스킬이 다른 참가자에 비해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독창성 있는 그만의 목소리와 감성이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아마도 많은 참가자들이 가수를 시작하며 더 잘하고 싶어서 유명한 다른 가수들의 창법 등을 참고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갈고닦고 연습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무엇을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정승환은 지금도 여러 부분에서 계속 성장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때, 저 무대 위의 정승환과 지금의 그를 비교하면 스킬적인 부분에서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스킬적으로 가장 뛰어나지 않았음에도 저 무대에서 많은 사람이 감동을 받았다. 정승환은 노래를 통해 자신을 온전히 표현하고 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그 노래를 듣는 사람은 그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문득, 글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더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든다. 그럴 때마다 유명한 사람들의 글을 참고해서 따라서 해볼까?라는 생각도 많이 든다. 그들을 따라해서 비슷하기 글을 쓰게 되는 것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내가 글을 쓰는 목적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글을 쓰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도달하게 된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거나 인정을 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나를 찾아가고 싶고 나를 표현하고 싶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하지 않고 내 속에 있는 것을 온전히 글로써 드러내면 자연스레 나만의 독창성 있는 글이 나오게 된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다르고 그 사람만의 독특한 무엇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 글이 독창성이 없는 것은 내 글이 나를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나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그것을 글로써 표현했다면, 그래서 읽는 사람이 온전히 나라는 사람을 느낄 수 있다면, 그 글은 “글을 쓰는 실력”을 떠나 훌륭한 글이다. 내가 성숙해지면 나의 글 또한 자연스레 무르익어 갈 것이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는 모든 면에서 사람에게 빠른 성장을 기대한다. 하지만 빨리 달리면 숨이 가빠지면서 머리가 핑 돈다. 그럴 때면, 속도와 목표점 그 두 개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나의 페이스대로 천천히 걷거나 뛰면 온전히 나의 호흡과 몸을 느낄 수 있다. 나는 나의 글이 나를 닮기를 원하고 그러려면 천천히 가야 한다. 짧건 길건, 대화형이건 아니건,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솔직해질 수 있는 용기 한 줌과 그것을 전하고 싶은 진심 한 줌이면 훌륭한 글쓰기를 계속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