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볍게 남자를 만나는 것을 즐겨하지는 않았는데,
이상하게 이별 직후에는 가볍게 남자를 만나야만 했다.
내 몸과 마음을 피곤하게 해야만 직성이 풀렸다.
그러다가도 문득문득 전 사람이 떠오르면 입술이 삐죽거렸다.
네가 나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서 내가 지금 이렇게 망가지고 있잖아!
술도 왕창 마시고 밤에도 허구한 날 기어나가 남자들 사이에서 웃고 떠들고.
아무 하고나 다 잔다는 오빠랑도 만나고 말이다.
그러다가 스치는 새로운 남자에게 마음을 조금 뺏기고 나서야 진정이 되는 거였다.
나를 해하는 짓들이 나를 위로하는 유일한 것들이 되었다.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가.
나를 돌보는 사람은 나여야 한다.
알면서도 바보 같은 짓을 해야만 하는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