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온전히 나답게(작가 한수희)
“하찮은 일들이 쌓이고 쌓여서 인생이 된다는 것.
하찮아 보여도 그게 인생이라는 것.
그 하찮음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인생이 즐거워질 수도 비참해질 수도 있다는 것.
그런 것들을 나는 살아가면서 배웠다.
그래서 그런 일들에 대해 쓰고 싶었다.
그런 일들에 대해 쓴 것들을 모으니 온전하게,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사람의 인생이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이런 제목의 책이 되었다.“
‘온전히 나답게’ 프롤로그 중에서
‘온전히 나답게’. 이 말의 뜻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나다운 게 뭔지에 대한 질문이 좋아하는 게 뭔지, 꿈이 뭔지에 대한 질문의 수준과 맞먹는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의 첫 장 ‘제목’부터 무슨 소리를 하려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을 수도 있다. 반대로 나는 이 책의 제목부터 딱 마음에 들었다. 취향저격. 나도 작가처럼 평소 나답게 살아가려 부단히 애를 쓰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무엇이든 내 마음대로, 내 스타일대로 하는 걸 좋아한다. 마찬가지로 자기 스타일대로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기분이 좋다. 그 사람의 이야기만 들어도 힘이 샘솟는다. 책 [온전히 나답게]는 나에게 그런 책이었다. 이 책에서는 만만치 않은 현실에서 낭만을 잃지 않으려 애를 쓰는 작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책에는 작가만의 삶을 대하는 방식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그 긍정적인 기운이 내게도 전해졌다.
현실을 직시하고
낭만을 잃지 않고
나답게 산다는 것.
책의 겉표지 한쪽에 적혀 있는 구절이다. 돈이 많은 사람들에겐 낭만이 쉬울지 몰라도 현실 속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낭만이 곧 생존과 직결되는 일일 수 있다. 현실의 논리로만 따진다면 낭만은 그저 낭비처럼 여겨질 수 있다. 그럼에도 작가는 낭만을 잃지 않으려 애를 썼다. 왜 그랬을까. 작가가 생각하는 낭만이란 품격 있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고급스런 와인을 점잖게 마시는 그런 류의 것이 아니라, 골목 구석의 들꽃을 꺾어 집에서 키우는 등 일상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여유 같은 것이다. 그런 작가의 마음이 굉장히 따뜻하면서도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낭만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상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나 심리, 또는 그런 분위기’. 사람이 동물과 다른 이유는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낭만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심각한 취업난, 혼란스런 사회 분위기 등 생존을 위협받는 순간에도 낭만이란 가치를 지켜야 하는 이유 또한 그것이 나의 인간성을 대변해주기 때문이다. 낭만이라 해서 꼭 화려하고 값비쌀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전화 통화를 들 수 있다. 어느 순간 일상생활 속에 전화 통화를 하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안부를 묻거나 무엇을 물어볼 일이 있다 해도 전화 대신 SNS를 이용하는 일이 잦아졌다. 용건 없이 하는 전화 통화가 바로 낭만이 된 셈이다. 이렇듯 우리 주위에는 소소한 낭만이 넘쳐난다.
낭만에만 취한다면 현실에서 도태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작가는 낭만에만 목숨 걸지 않았다. 현실을 완전히 져버리지 않았고, 먹고 살 궁리를 기본 베이스로 깔고 있다. 다만 낭만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았을 뿐이다. 사실 작가가 직접 운영하는 북카페는 경제적인 논리와는 전혀 동떨어진 한적한 동네의 뒷골목에 차려졌다. 돈을 벌고자 하는 제정신의 소유자라면 그런 곳에 감히 카페를 차릴 수 없었을 것이다. 작가는 그런 현실적인 판단보다 우선시되는 가치가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얼핏 보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살기란 무척 용기가 필요하다. 더 정확히 말해 아무나 그럴 수 없다. 이 책은, 이상적인 사람에게도, 현실에 치여 사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작가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나가지만 작가가 주는 메시지는 일관적이고 명확하다. 나답게, 그리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는 것.
2017.02.20.
작가 정용하
[책 리뷰] 온전히 나답게(작가 한수희), '낭만이 있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