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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Mar 01. 2019

임홍택 <90년생이 온다> 리뷰

책리뷰



“보통 이러한 책은 기초적인 오류가 빠질 때가 많다. 바로 성급한 일반화다. 몇몇의 특성을 그 전체의 것이라 곡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90년대생이라고 하는 다수를 다루면서도 일반화 오류에 빠지지 않았다. 적절하게 사회를 읽어냈다고 평할 수 있다. 90년대생이 실제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은 90년대생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 11월 16일 출간한 임홍택의 <90년생이 온다> 추천사.          





① 이 책은 어떤 책인가

# 시대의 흐름을 읽은 책.     



작가는 대단하다. 책에 어찌나 많은 인용구가 등장하던지.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고는 소화하기 어려운 양이었다. 그래서 더욱 그의 현실 분석이 신뢰가 갔다. 단순 추측성의 글이 아니라 여러 서적을 바탕으로 논증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서적만 참고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콘텐츠, 스타트업, 청소년 언어 등을 총망라해 포함시켰다. 그중에는 90년대생인 나도 알아보기 힘든 단어도 많았다. 예를 들어 ‘ㅁㅊㄷ ㅁㅊㅇ’, ‘ㅂㅂㅂㄱ’와 같은 줄임말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어려웠다. 언제 그런 것까지 세세하게 공부하고 연구했는지 작가의 노력이 감탄스러웠다. 그런 노력 덕분에 이 책의 가치가 더욱 올라갈 수 있었다고 본다.     



물론 개인의 성향에 따라 이 책을 오류라고 판단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주장하는 건 90년대생의 평균치를 이야기한 것뿐이지 모든 사람이 같은 성향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90년대생이지만 다른 성향을 지닌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90년대생의 평균적인 특성을 잘 짚어냈다고 평할 수 있다. 일단 이 책의 내용에 내가 많은 공감을 했다. 나와 유사한 성향이 자주 언급됐다.     



시대의 흐름을 읽는 눈을 갖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기 바란다. 특히 왜 나만 유별난 생각을 하는 건지 고민스럽다면 필독도서로 여길 만하다. 당신의 유별남이, 유별남이 아님을 이 책은 말해줄 것이다. 당신은 전형적인 90년대생의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일 뿐. 꽉 막힌 조직에 답답함을 느낀다면, 승진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우선시한다면, 형식보다는 본질을 중요시한다면, 부조리, 불공정에 분노를 느낀다면, 당신은 90년대생의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통해 위로받고 힘냈으면 좋겠다. 나 또한 이 책을 읽고 많은 위로를 받았다.          





② 좋았던 점

# 값어치 한다.     



제 돈 주고 사기 아까운 책들이 많다. 화려한 마케팅에 이끌려 사긴 샀으나 읽어 보니 영 꽝인 그런 책들. 나는 보통 그런 책도 되팔지는 않는다. 그냥 돈이 아깝다고 후회만 할 뿐.     



그러나 이 책은 단연코 말할 수 있다. 전혀 돈이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이보다 더한 값어치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일종의 지침서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90년대생에 대해 앍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하는 필독도서의 가치가 있다. 책에 인용돼 있는 서적이 대체 몇 권이란 말인가. 많은 책이 인용돼 있다 해서 꼭 좋은 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단순 주장에 그칠 수 있는 것도 여러 자료를 동원하여 신뢰도를 높였다. 탁월한 접근이었다.     



세 개의 카테고리도 아주 적절했다. ‘90년대생의 출현’, ‘90년대생이 직원이 되었을 때’, ‘90년대생이 소비자가 되었을 때’, 즉 90년대생이 어떤 특징을 지녔고, 그들이 사회진출 했을 땐 어떤 상황을 맞이할 것이며, 소비자로서 어떤 힘을 지녔는지 이 사회의 ‘90년대생’을 명확히 정의하고 있다. 작가의 설명과 순서가 매우 친절했다고 할 수 있다.           





③ 아쉬웠던 점

# 없었다.     



보통 책을 읽고 나면 아쉬운 점이 꼭 하나씩은 드러나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하나하나가 다 마음에 들었다. 물론 사람마다 호불호가 다소 갈릴 수 있음을 인정한다. 이 책의 내용에 나는 전반적으로 동의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느낀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 것과 상관없이 이 책은 어떤 한 가지에 나의 성향을 빗대어 찬성과 반대로 구분지어 생각하기보단 현재 사회의 흐름이 그렇다는 정도로만 인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성향과 관계없이 사회적 흐름은 현재 그런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언급한 흐름 또한 잘못 짚은 것이 있을 수 있으나, 많은 자료를 근거해 쓴 것인 만큼 나는 그의 견해가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그를 뒤집는 견해를 제시하려면 그에 맞는 납득할 만한 근거 제시가 필요할 것이다.          




④ <90년생이 온다> 속 좋은 구절




그러나 지금의 90년대생들은 자신들을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여기지 않고 특정 이상을 실현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단지 그들은 현 시대에서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p43    


 



스타벅스의 인사팀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담당자는 스타벅스의 성공을 광고와 프로모션이 아닌 브랜딩에 대한 투자와 내부직원을 첫 번째 고객으로 두고 아끼는 기업문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광고를 하지 않는 대신 브랜딩과 조직 관리에 힘쓴다는 것이다. p302     




     



⑤ <90년생이 온다> 읽고 든 생각.

# 그렇다면 00년대생들은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을까.     



그렇다면 90년대생과 00년생들은 또 어떻게 다를까. 더 나아가 생각을 한 번 해보았다. 나는 그 두 집단 간의 확연한 차이가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90년대생들은 스마트폰에 익숙하지만 어느 정도 성장한 다음에 그것을 처음 접하기 시작했다. 모바일 시대의 포문을 연 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에 힘입어 세상의 불공정한 면을 수면 위로 많이 끄집어내고 문제시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한다.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수많은 것이 사회문제화 된 것이 많다. 그런 점에서 나는 90년대생들이 사회발전에 크게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90년대생들은 문제시하는 데 그쳤다. 모바일이라는 익명성 아래 숨어서 불만을 털어놓았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그것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킬 만한 동력은 만들지 못했다. 사회적 합의로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나는 이것이 90년대생들이 갖는 일종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00년생들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적인 사회참여를 할 것이라고 본다. 그들은 자신의 얼굴을 내걸고 직접 연설이나 활동 등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주력 집단이 될 것이라고 본다.     



왜 그렇게 생각했느냐. 두 가지 정도가 있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나는 청소년학 전공을 나온 터라 대학시절 청소년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다. 그리고 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관련해서 나라가 시끄러웠던 때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청소년들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면 오히려 20대인 우리들보다 훨씬 깊고 예리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내 주변을 보면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이 아직 대부분이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각 사안들에 대해 자신만의 견해가 있었고 확실한 판단 근거가 있었다. 나는 그 점이 무척 놀라웠다.     



다른 하나는 TV토론 프로그램이나 촛불집회에서 봤던 청소년들의 말솜씨다. 물론 그런 능력을 가진 친구들만 나선 것일 수 있으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전혀 떨지 않고 자신 있게 말하는 태도가 나는 무척 놀라웠다. 주장하는 데 있어 전혀 스스럼없었다. 내가 그 시절 그런 자신감을 가진 사람이었나 생각해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나랏일에 대해 전혀 무지했고, 말솜씨 또한 없었다. 한데 몇몇 청소년들이 보여준 자신감과 강단은 나를 무척 놀라게 했다.      



물론 내가 본 것이 그들의 전부를 말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90년대생과 00년대생의 차이는 어떤 식으로든 명확히 갈릴 것이다. 올해 00년생이 스무 살이 되면서 그 세대의 포문을 열었다. 과연 그들의 행보는 어찌될까. 우리 세대와는 또 어떻게 다를지 기대가 된다. 어떤 모양새든 우리 세대보다 더 낫고 적극적인 세대가 되길 소망해본다.               




2019.03.01.

작가 정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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