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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Sep 05. 2019

'자만추'

에세이



예전엔 타인과 친해지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워 어떻게 친해지는지 고민해본 적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학창시절엔 그저 한 반에 아이들을 잔뜩 넣어 놓고 마음맞는 사람끼리 알아서 친해져라, 이런 식이었다. 가만히만 있어도 어느 샌가 옆 친구와 친해져 있고, 보다 보면 자연스레 정이 들었다. 대학교 땐 조금 달랐지만, 동아리에 들어가기만 하면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그런데 지금, 사회에 나오고부터는 그런 자연스러움이 완전히 사라졌다. 사람과 사람이 친해지고 깊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제 모임을 찾아 들어가도 쉬이 친해지기 어렵고, 일적인 관계에서는 사적인 친분을 쌓기 더욱 어렵다. 가만히 있어도 자주 보게 되는 환경이 사라지니 어찌할 도리를 모르겠다. 친구를 만나든 새로운 사람을 만나든 이젠 약속을 해야 만날 수 있다. 한 번 만나는 건 쉬워도 두 번 만나는 건 어렵다. 누가 먼저 연락하는지에 지나치게 의식을 하고, 나만 찾는 것 같으면 자존심이 상한다.


그것이 어쩌면 내가 독립서점을 차리고 싶은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공간. 가만히 있어도 자연스레 친해지는 공간. 보다 보면 정이 드는 공간. 그런 인간적이고 안락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 그리하여 지금 나의 관계에 대한 갈증을 풀고 싶다. 완전히 풀릴지 확신할 순 없다. 그래도 나의 공간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라면 지속적으로 방문해주지 않을까. 지금 나의 블로그처럼.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하루빨리 나만의 공간인, 독립서점을 열고 싶다. 그곳에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을 초대하고 싶다. 


혹시 제가 서점을 연다면 한 번 오시지 않겠어요? 자연스레 친해져 봐요.


-1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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