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상대가 힘들다고 하면
함께 고민해주고,
누군가 부탁하면 웬만하면 들어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나만 지쳐 있었다.
도와주고 있었는데도 이상하게 외로웠다.
그때 처음 알았다.
마음에도 경계가 필요하다는 걸.
우리는 흔히 ‘다정함’과 ‘헌신’을
착한 일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다정함에도 한계가 없다면
그건 결국 자기 소모가 된다.
온기를 나누기 위해선
나의 온도를 먼저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 안의 온기마저 금세 식어버린다.
경계란 벽이 아니다.
그건 ‘닫힘’이 아니라 ‘균형’이다.
누구에게나 다가갈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의 감정을 다 받아줄 필요는 없다.
그건 냉정함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보는 방식이다.
예전엔 거절이 어려웠다.
“싫다”는 말을 하면
상대가 상처받을까 두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거절은 관계를 끊는 말이 아니라,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말이라는 걸.
마음을 지키는 경계는
상대를 미워하지 않기 위한 장치다.
한 발 물러서야
상대의 진심도, 내 마음도
똑바로 보일 때가 있다.
너무 가까우면 왜곡되고,
너무 멀면 끊어진다.
경계는 그 사이의 온도를 유지하는 기술이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휘둘리기보다,
내 마음의 흐름을 먼저 살핀다.
“이 대화가 나를 편하게 하는가?”
“이 만남이 내 하루를 단단하게 하는가?”
이 질문이 나의 작은 경계선이 되었다.
마음을 지킨다는 건
이기적인 게 아니다.
그건 결국 나를 포함한
모두를 지키는 일이다.
내가 단단해야
내 마음이 흩어지지 않고,
그 단단함이 결국
누군가에게 따뜻함으로 전해진다.
다정함에도 경계가 필요하다.
그게 마음을 오래 따뜻하게 지키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