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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ternalYoung Mar 12. 2023

1.5도의 세계

트레바리 "먼저 온 미래" - 남재작, 『식량위기 대한민국』서평

 3월부터 남미 곡물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시장에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올해는 브라질 선적량이 꾸준히 나옴에도 아르헨티나 선적량이 약세를 띄는 것이 특징이다. 

 우려했던 것처럼 Triple dip La nina 이후 밀 수확량은 회복 불가능하고, 2월 아르헨티나 강수량이 평균을 하회하여 옥수수와 대두 작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가뭄으로 작물의 종류에 관계없이 대체로 부정적인 영향이 많았고, 호주 밀과 동남아 쌀 재배엔 강수량 증가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과도한 강우로 인해 곡물의 품질이 떨어지고 동물 사료용 곡물 대비 제분용 밀의 양이 줄어들었다.

2015-2016년 강력한 엘니뇨는 남아공 옥수수 / 호주 밀 / 아르헨티나 대두 / 말레시아 팜 오일(4개국 4가지 작물) 수확량에 영향을 주었다. 

엘니뇨로 호주 밀 수확량이 감소한 반면, 아르헨티나의 2015/16년 콩 수확량은 5년 평균보다 거의 9% 증가했다. 


 Toshichika lizumi(2014)에 따르면 옥수수, 밀, 쌀은 모두 엘니뇨 상황에서 수확 패턴이 변경되지 않는 한 수확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지만,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과 미국에 대한 엘니뇨의 국지적 영향이 작물 성장에 유리하게 작용하여 콩 수확량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한다.

지난 3년간의 라니냐 이후 올해-내년의 엘니뇨 발생 예측이 나오고 있다. 슈퍼엘니뇨로 발생할 경우 1.5도 상승이 이뤄질수도 있다고 한다. 

6도의 악몽이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나 빨리 다가온 1.5도 상승 소식에 <식량위기 대한민국>을 읽게 되었다. 


 곡물은 미국, 호주, 브라질, 아르헨티나처럼 소수 수출국 위주의 공급자 중심 시장이다. 대한민국은 식량에 대한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높기에 저자는 앞으로의 식량위기에 대비하여 해외 농업 전문가를 양성하고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등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과 남미는 식량자급률이 높고, 유럽도 식량위기에서 비교적 안전하나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난민 유입이 높아질 것을 우려해 해외 식량 생산 안정화에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나사 연구팀 <네이처 푸드> 분석 논문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2030년에 이미 옥수수와 밀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10년 안에 밀 생산량은 24% 감소하고, 반면 밀은 17%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열대지방에서는 옥수수의 성장을 어렵게 하는 반면 밀 재배 면적은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미 최대치에 이른 작물 생산량 증대 대신 유통과정에서 낭비를 줄이는 움직임이 생기고 있다. 국내에서도 시장이 커지고 1-2인 가구 타깃 못난이 농산물을 구독모델 ‘어글리어스’ 같은 비즈니스가 생기고 있다. 

식물 생장 LED를 활용한 스마트팜, 수직농업 등 농업에서의 혁신이 생기고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에너지 생산과 분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겨울철 딸기 수출은 탄소중립시대에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https://www.bloomberg.com/originals/series/getting-warmer-kal-penn


 블룸버그는 Kal Penn을 얼굴로 "Getting Warmer"라는 시리즈를 제작했다. 첫번째가 플라스틱 리사이클링이었고 두번째는 가상화폐 채굴과 에너지 소모에 관한 문제였다. 글로벌 가상화폐 채굴에 아르헨티나 국가 전력 소모량 만큼의 전기가 사용되고, 전력공급 위기시에는 가상화페 채굴에 엄청난 전기가 소모되는 것에 문제제기가 일어난다. 가상화폐는 한때 “Digital gold”였지만, 기후변화에 끼친 영향 측면에서 “Digital Crude”가 되었다.


 저자는 2022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기후 영향, 적응 및 취약성에 관한 보고서'를 인용해 지구의 기온이 1.5도 오르면 생물 다양성이 14% 줄어들고, 식량 안보에 따른 피해는 630억 달러로 늘어난다고 한다. 이는 곡물수입을 세계 4대 곡물 대기업 ABCD에 의존할 수록 커질 것이다.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물 다양성 역시 확보해야 한다. 

급격한 산업구조 변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글로벌 위기의식 증가에 따라 최근 Climate Economist, ESG specialist, Sustainability manager 같은 새로운 직업군들이 생겨나고 있다. 새로운 시기의 새로운 농업을 통해 기업과 개인의 실천이 더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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