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녀 작업일기
나란 사람을 돌아본다. 오늘 이 글은 그저 순수한 일기장이 될 것이다. 요 며칠 숨 막힐 정도로 바쁜 일정과, 평소 항상 일정한 내 감정선에 변화가 올 만큼 스트레스 요소가 많았다.
그 스트레스 요소를 표출하기 위해, 의미를 가져야 했다. 내가 지금 행하는 모든 행동과 삶의 일부에 의미를 가져야지만, 지금 가는 길이 바른 길이라는 최면을 걸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 나를 믿을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생각이 많은 사람도 아니면서, 생각하느라 자정을 넘기는 것도 자주.
꾹꾹 눌러져 있는 이 스트레스가 싫진 않다. 내 역량에 한계치가 10이라면, 7-8 정도 사용해야 적절한 기능을 할 수 있을 터인데, 9.5를 사용하는 현재는 버겁긴 하다. 자동차가 시속 250을 달린다고 해도, 항상 250을 달리지는 않는다. 내 기준 아무리 빨라도 150을 넘어본 적이 없다. 무섭거든.
그러면서, 나는 200을 훨씬 넘어 달려가고 있다. 요약하자면, 불면을 느낄 정도로 스트레스가 많으면서, 그 스트레스가 또 싫지 않다는 대략 변태적인 무언가 같은 상황.
바쁠수록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부지런히 올리고 셀카도 올리고, 근황을 알린다. 궁금해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 소식이 끊기면; 조용하네 요즘 하는 이는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나 자체에 과한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되고자, 나에 대한 영향력을 주변인에게 주고 싶어 한다.
현실은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그리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늘 내 영향력이 타인에게 작용이 된다면, 그 영향이 긍정적이기를 바라고,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도 있다.
작업치료를 사랑하는 그녀라고 하는 작사녀는 고백한다. 작업치료는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저,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작업치료적 발상으로 살아가는 그것이 흥미롭고 재미있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많은 성장을 한다.
학생들을 지도하고 상담하면서 나는 자주 나의 20대를 돌이켜 본다. 그러면서 라떼는 말이야. 하는 그런 것들이 욱 나오려고 하지만 삼킨다.
학점이 조금 높거나, 인물이 잘났거나, 환경이 좋은 학생. 반대로 우울이 깊고, 자존감은 바닥이고 학습능력까지 없는 학생. 그저 발랄하고 생각 없이 하루를 살아가는 학생. 착하고 착하고 착하다 학생. 계산이 빠른 학생. 보고만 있어도 흐뭇한 학생, 어딘지 모르게 슬픈 학생. 그 다양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감사하며 살자다.
작은 우물 안에서도 학점이 조금 높다고; 동기들 중 그런대로 잘난 학생들 대부분 학교 생활도 성실히 한다. 실제로 그런 학생들은 보고 있으면 흐뭇하다.
흐뭇함을 가진 학생들에게 말한다. 네가 가진 그 환경에 감사해라. 재는 왜 저럴까? 왜 수업시간에 자고, 수업은 왜 빠지고? 공부는 왜 못하는 걸까? 다 이유가 있다. 너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이유가 있으니, 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다름을 이해하고 작업치료를 공부하는 학생의 마인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런 동기들에게 한마디라도 다정하게 말을 건네라고 한다.
한 사람이 건강한 자아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란, 과연 어떤 환경일까? 나는 그 누구에도 그런 완벽한 환경은 절대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야지만, 조금은 공평하다 생각 들지.
유년기, 청소년기, 청년기 순조롭지 못하고, 늘 애쓰는 삶을 살았다. 좋은 환경이 아니었던 것은 확실하다. 그 애쓰는 삶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내가 안쓰럽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 지난날을 회상하는 글을 적기 위해 다소 긴 서론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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