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마을 박씨네 셋째 딸 박득남 1
이름, 그 상처 많은 이야기
"차렷! 선생님께 경례"
"안녕하십니까!"
"그래, 3학년 1반 출석 부르자, 강영수"
"네!
"김영철"
"네!
.
.
"민영희"
"네!"
"박득남"
"네..."
"박득남은 왜 이렇게 목소리에 힘이 없어?"
Y마을 박씨네 셋째 딸 박득남은 이름이 몸서리치게 싫었다.
득남(得男), 얻을 득에 아들남, 아들을 얻다는 뜻이다. 미영, 미숙, 경숙, 정숙, 은영같이 예쁜 이름을 가진 친구들이 자못 부러웠다.
반에는 득남과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이 있었다. 말순, 필남, 후남.. 그들에게 위안을 삼으면서도 7남매 중 유독 튀는 이름을 가진 것은 떨칠 수 없는 설움이었다.
박씨네에는 7남매가 있었다. 첫째 박순자. 둘째 박미자. 셋째 장남 박영수, 넷째 박득남, 다섯째 차남 박성호, 여섯째 박미희, 일곱째 박미영.
박 씨 부부는 첫째 박순자가 태어났을 때는 딸이라 아쉬웠지만,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순조롭게 아들을 낳자라는 의미로 순자(順子)로 지었다. 둘째 박미자가 태어났을 때는 내심 마음이 조급해졌다. 예쁜 아들을 낳자라는 의미로 미자(美子)로 지었다.
셋째 장남 박영수가 태어났다. 집안에 경사가 났다. 자랑스레 고추 금줄을 대문에 걸었다. 어떤 이름을 지어야 할지 몇 날 며칠을 고심했다. 영수(領袖) 여러 사람 가운데 우두머리가 되어라.
넷째, 또 딸이 태어났다. 딸 둘 아들 둘을 바랐던 박 씨 부부의 생각은 틀어졌다. 아들을 꼭 얻어야 한다는 이름으로 득남(得男)으로 지어주었다.
다섯째 차남 박성호. 박 씨 부부가 염원하던 두 번째 아들이 마침내 태어났다. 득남이라는 이름을 잘 지어 아들이 태어났다고 생각했다. 부부는 다시 생각해도 이름을 잘 지어서라고 느껴졌다. 아이에게 성호(成豪)라는 이름을 지었다. 호걸이 되기를 바라는 뜻을 한껏 담아서.
여섯째 박미희, 일곱째 박미영. 딸이었지만, 염원하던 아들 둘을 낳았기 때문에 큰 미련은 없었다. 그저 주변에서 제일 많이 짓는 이름을 골랐을 뿐.
박득남 씨는 결혼 후 딸을 낳았다.
박득남 씨는 딸에게 꼭 예쁜 이름을 지어주기로 마음먹었다. 몇 날 며칠을 옥편을 찾아가며 예쁜 뜻을 골랐다.
지혜롭고 예쁘게 자라라. 지원(智媛)
박득남은 그동안의 설움을 누르고, 받지 못했던 사랑을 가득 담았다.
"지원아, 지혜롭고 예쁘게 자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