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읽기 250702-0714
상반기가 끝나자마자 여름 휴가를 간다. 휴가 전후로 일은 바쁘게, 몸은 부지런히 하느라 감정은 잠시 읽지 않기로 했다. 감정을 읽고 기억하고 되새기고 느끼고 정리하고 회고하고 반성하는 그 과정도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와 스트레스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2주에 가까운 시간동안 가장 집중했던 것은 숨 쉬기였다. 코로 천천히, 가슴이 부풀어 오를 정도로 많이 마시고 입으로 바람 소리를 내며 얇고 길게 내뱉기를 수도 없이 반복했다. 때로는 나비자세를 하고, 때로는 누워서, 때로는 스트레칭과 함께, 또 때로는 달리는 와중에도. 감정이나 생각이 떠오르려 하면 의식적으로 코 끝에 집중했다. 스읍, 흐우우.
1주일 즈음 휴가가 지났을 때 작은 변화가 일어난다. 나는 평소 피곤한 상태가 되면 가장 먼저 눈에 쌍커풀이 진다. 오른쪽에 먼저, 다음은 왼쪽에. 힘들다 힘들다 죽겠다 싶던 때에도 생기지 않던 쌍커풀이 드디어 하나씩 자리를 잡았다. 그만큼 긴장과 불안 속에 피로감을 애써 감춘 탓이리라.
원시 인류의 삶 또한 비슷했으리라 싶다. 하루 24시간 내내 어디에서 무엇이 나타날지 몰라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생존을 위한 정신차림의 연속. 2주동안 인류의 진화 과정을 체험한 것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