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s

by 이도아

오랜만이야.

꼭 전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말이야 그게

이제야 닿을 길이 없이 허공에 외쳐 봐.

내 세상이었던 s야.

드디어 몇 시간만 있으면 우리가 그토록 상상했던

너의 스무 살이 와.

크리스마스로 하여금 일주일만 지나면

날 두고 술 마시러 간다고 투정 부리던 나와

적당히 마시겠다며 날 달래던 네가 생각나.

그날만 해도 나는 여태 우리가 함께일 거라고

의심이라곤 조금도 없이 믿어 왔어.

모두가 그랬겠지. 영원이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있잖아, 그 내 친구 말이야. 그때 사귀던 애랑

얼마 전부터 다시 만나더라.

놀랐어. 희망조차 없을 줄 알았고

걔네도 우리처럼 끝이고 영영 없을 줄만 알았어.

내 앞에서 그 사람 얘기를 하며 펑펑 울던

내 친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행복한 아이만 남아 있더라.

친구의 행복을 바라고 또 바라던 나지만

그게 재회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뒤숭숭해.

온전히 행복을 바라줄 수 없다는 데에도 그렇다지만

너는 어떻게 일말의 기회도 없이 그렇게 떠날 수 있어.

나도 다시 너랑 행복하고 싶었거든.


간절해지더라.

너와 꿈꿨던 미래는 아직도 망쳐진 게 하나도 없어.

지금 다시 시작하면 된단 말이야, 응?

제발 s야.

너도 나와의 미래를 꿈꿨잖아.

너도 나와의 사랑을 운명처럼 소중히 했잖아.

네가 어떻게 날 두고 그래.


솔직히 이 글은 블로그에 쓰려고 했어.

너는 구경만 하려고 계정을 만들어 뒀지만

아직 우리 서로이웃이잖아.

너 이웃 나밖에 없잖아.

봤다고 해 줘.

네가 가득 묻은 내 글 수십 개를 모두

네가 봤다고 해 줘.

이 글은 너에게 직접 보여줄 자신이 없지만 말이야.


네 소식을 알 길은 없어.

수신 차단은 가벼웠고, 너는 벽장에 들어가

누구에게도 날 보여주지 못했잖아.

숨어 들어갈 방도 없어. 그래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해.


좋아한다기엔 사랑했다기엔

내가 아직 많이 사랑해.

보고 싶어.

새해에 술 마시고 눈물이 나면

나에게 먼저 전화하기로 했잖아.

그러길 바라.

나 오늘 새벽 네 시까지는 깨어 있으려고.

너 어차피 일찍 들어갈 건 나도 알아.

너는 반주를 해도 술에 늘 약했으니까.

너는 나와의 약속은 잊었겠지만

나는 너에게 더 쏟을 마음이 남았단 말이야.

기회도 안 주고 떠나가는 거 정말 무책임해.


사랑하는 s야,

이제는 성인이야.

네가 그렇게 바라던 졸업도 다가와.

이제는 앞자리가 2야. 나잇값도 필요해.

너는 입시에 성공했을까?

열심히 살았으니 난 그럴 거라고 믿어.

행운 가득한 스무 살의 새해 보내.

가장 짧을 스무 살의 너를 꼭 옆에서

보고 싶었다면 조금 늦었겠지.

많이도 배워서 왔는데 아직 어려 보이겠지.


우리가 바랐던 대로

우리가 운명이라면 또 언젠가

서로의 눈을 우연히 마주치길 바라.


보고 싶네.

새해 복 많이 받아.

스무 살 축하해,

언니.

수, 일 연재